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4일 이모씨가 "동생에게 증여한 땅이 2년내에 다른 사람에게 양도됐을 경우 양도소득세를 증여자에게 부과토록 한 옛 소득세법 제 101조 2항이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및 적용중지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납세자가 자산의 장기 보유로 인해 상승된 자본이익을 소멸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합리적인 거래형식을 취하지 않고 중간에 증여행위를 끼워넣는 이상한 거래형식을 취함으로써 고율의 누진세율에 의한 양도소득세 부담을 회피하려는 행위를 규제한다는 점 등에서 이 법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친척 등 특수관계인에게 증여된 땅이 2년내에 양도될 경우 땅을 증여한 사람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도록 하고서도 과세관청이 증여 당시 수증자로부터 받은 증여세를 돌려주지 않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당장 이 사건 법률조항의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 증여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이 취소되거나 향후 전혀 집행될 수 없는 결과가 나타날수 있으므로 단순 위헌결정이 아닌 헌법불합치 결정과 함께 법률조항의 적용중지를 명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 68년 취득한 자신의 땅 1600여㎡가 96년 부산시에 의해 수용되기 한달여 전에 여동생에게 증여했고, 이에 대해 관할 세무서가 이씨에게 2000여만원대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하던 중 헌법소원을 냈다.

 

제 371호 (2003.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