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 관련 업무영역의 다변화와 전문자격사간 세무대리시장의 경쟁심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개인사무소의 세무법인 전환 및 설립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세무사회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2월말 92개였던 세무법인은 올 10월말 현재 126개로 34개가 늘어났으며 구성 세무사 수도 498명에서 746명으로 49.8%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05년 한 해 동안 9개의 법인이 늘어난 데 반해 올해 들어서는 10개월 동안 19개의 법인이 새로 생겨 법인전환율이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법인당 평균 세무사 수는 2004년말 5.4명에서 지난 10월말 현재 5.9명으로 0.5명 늘어 미약하나마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세무사업계의 법인화 추세는 세무대리업무 분야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무사업계가 대형 회계법인 등과 수익성 높은 컨설팅업무 등의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경영의 규모화와 전문인력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함께 경영효율화를 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0월 개인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김귀순 세무사는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세무사들이 모인 만큼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개인일 때에 비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며 “사업의 확충이나 컨설팅업무 수주 등에서 개인일 때와 달리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세무법인의 법인세가 개인소득세에 비해 세율이 낮은데다 개인의 근로소득세 납부시의 소득공제 혜택에 따른 절세효과와 사무직원의 효율적 운용에 따른 경비절감 등 경영수지 측면에서도 개인사무소에 비해 유리하다는 견해가 많다.

지난 3월 법인으로 전환한 김청식 세무사는 “규모의 경영을 통한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이 법인설립의 가장 큰 취지이지만 각종 근로소득공제 혜택을 볼 수 있는 것도 무시하지 못하는 부수적 효과”라고 절세효과를 강조하면서 “여러 개의 개인사무소를 합한 경영형태를 띠기 때문에 인력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해 개인일 경우보다 인건비 등의 경비도 절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무관련 업무를 의뢰하는 납세자의 입장에서도 개인 세무사사무소 보다는 규모가 큰 세무법인에 대해 신뢰성을 더 갖고 있다는 점도 개인사무소의 법인전환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9월 법인으로 바꾼 이창규 세무사는 “세무대리 관련 자격사의 과다배출에 따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납세자들이 사무소 규모나 직원 수 등 외형으로 세무사의 전문성을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규모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법인을 더 신뢰하는 납세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으며, 법인전환 후 홈페이지의 홍보내용을 본 납세자의 상담과 업무의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개인의 세무법인화 추세는 최근 대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본사와 인천·의정부 등 수도권과 목포·해남 등 호남권에 지사를 두고 있는 천지세무법인(대표세무사 박점식)은 지난달 10일 벌교지사를 신설해 사세 확장을 꾀하고 있다.

또 이재만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황수웅 전 국세청 차장, 봉태열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오문희 전 대전·광주지방국세청장, 유학근 전 광주지방국세청장 등 지방국세청장 출신 5명이 세무법인과 개인사무소 등을 통폐합하는 형태의 초대형 세무법인을 이달 중순 또는 내년 1월에 발족, 영업에 돌입할 예정이어서 세무사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세무법인화 및 세무법인의 대형화가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법인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성일 한국세무법인협회장은 “세무법인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세무컨설팅 업무 확대 등으로는 세무법인을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체납세금 정리나 세무조사 관련 성실도 평가를 위한 재무제표 확인, 4대 사회보험 통합징수 위탁업무 등 국세청 업무 일부를 세무법인에 위임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세무법인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세무사신문 제450호(2006.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