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국세청장은 본회 회원들의 국세행정혁신방향과 세무사의 역할에 대한 질문과 건의사항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도울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국세행정혁신방향과 세무사의 역할에 대해 본회 회원과 이용섭 국세청장과의 대화 전문이다. <편집자주>

　

■이양자 세무사

 

제가 개업한지 30여년이 되어 가는데 고객들이 항상 “세무서에 근무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을 합니다. 세무서에서 근무해서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입니다.

자격증 소지자로서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없고 주종의 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관계를 말씀해주셔서 감사하고 그 말씀이 청장님 임기동안 수정되길 바랍니다.

 

또 하나는 서울만 봐도 강남과 강북의 지역간 격차가 많습니다. 강북의 신고율이 강남에 비해 낮습니다. 그것을 불성실한 것으로 취급한다는 부분에 대해 고려해 주셨으면 합니다.

 

재경부와 관세청 등 각 부서를 거쳐 청장님으로 오셨기 때문에 청장님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지난 청문회에서도 인정받으셨듯이 청렴결백하시고 어떤 이념이 있으신 분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임기동안 실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송춘달 세무사제도개선위

 

운영위원장

청장님께서는 오랫동안 재정경제부에 계시면서 우리 세무사 업무를 취급해 오셨고, 누구보다도 제도발전에 크게 기여하셨으며 세무사제도의 문제점과 세무사의 어려운 점을 잘 알고 계시리라 여깁니다. 청장님께서는 신뢰의 세정을 강조하셨습니다. 신뢰의 세정은 바로 우리 세무사의 신뢰와도 직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납세자에 대한 세무사의 책임과 신뢰에 관계되는 건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세무사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각종 조세에 관한 신고대리와 세무조정계산서 작성업무를 수행하면서 납세의무자로부터 성실하게 신고할 것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실하게 신고한 납세자에 대한 우대방안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실신고를 유도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매년 법인세와 소득세신고때마다 국세청에서는 성실하게 신고하는 자에게는 우대하겠다는 말을 해 왔으며, 세무사는 이를 신뢰하고 성실신고를 권유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특별한 사유없이 장기미조사 또는 표본조사 등의 이유로 조사를 받았을 때에 성실신고를 권유한 세무사의 신뢰와 명예는 크게 손상을 입고 있습니다. 물론 불성실한 납세자는 엄격한 세무조사를 통하여 공평과세를 이룩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한번 조사를 하여 성실성이 확인된 납세자는 객관적이고 확실한 사정이 없는 한 조사를 배제하는 확실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이를 신뢰하고 성실신고를 권유할 수 있습니다.

 

세무행정에 의한 성실납세자 우대방안보다는 성실성이 확실히 보장되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부득이 조사대상자로 선정된 자라 하더라도 조사 착수전에 납세자를 대리하고 있는 세무사에게 1차 소명기회를 부여하여 억울하게 조사받는 자가 없게 하여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배덕광 부산지방세무사회장

 

청장님께서 앞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 분야까지 전자신고를 확대해 나가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로 이행하는 시대적 흐름에 비추어서 전자신고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원들이 전자신고를 위한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고, 직원들의 업무까지 늘어난데도 불구하고 국세청에 적극 협조해 준 결과가 무엇이냐고 많은 불평을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전자신고나 과세자료 전산매체의 제출을 통해서 국세청은 신고서의 입력비용과 인력을 절감하고 자료의 오류를 축소하는 등 많은 효과를 보고 있으면서도 정작 세무사들이 전자신고 및 전산매체를 제출하는 데 드는 비용과 부담을 덜어주는 대책마련에는 외면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희 세무사들이 전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전자신고 등 세무협력 비용을 충분히 보전해 줄 만큼 전자신고 세액공제제도의 도입이나 교부금 지급 등의 제도적 장치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청장님의 견해를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은선 서울지방세무사회장

청장님께서 부임하시면서 세무대리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세무대리인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하겠다는 말씀에 대해서 우리 세무사들도 전적으로 공감을 표시하고 세무행정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 세무사들도 보다 더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지금 세무사 수가 이미 6천명, 곧 1만명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세무사들에 대해서 성실도를 평가해서 불성실그룹을 정하여 그에 대한 납세자까지 불리한 처분을 내리겠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무사들의 성실도 평가는 85년도에도 말이 나온 적이 있어서 사실상 성실도 평가는 무리였고 실패로 끝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무사들의 성실성을 담보하기 위한 국세청의 노력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만, 세무사들을 일률적으로 평가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조세전문가로서 법적으로 보장된 지위가 있고 납세자의 권익보호와 납세의무의 성실이 세무사의 사명인데 그런 업무를 하려면 나름대로의 독자적인 위상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때는 세가지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첫째, 세무전문가인 세무사는 납세의무의 성실한 이행과 납세자의 권익보호가 사명이며, 세무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 중립성과 독립성이 평가대상이 된다는 것은 제도적인 모순에 떨어지고 만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둘째, 납세자의 탈세를 세무사와 상담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납세자가 불성실신고를 했다고 해서 세무사를 불성실대리인으로 본다는 것은 납세자의 경영부실을 세무사가 책임지라는 것과 같으므로 동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세번째로 만약 우리 세무사에게 책임을 지운다면 구체적인 책임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책임을 지워야 하는데 일률적인 평가에 의해서 불성실 그룹으로 분류, 책임을 물린다는 것은 구체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세무전문가의 명예와 위상을 크게 저하시키는 것으로서 세무사의 자존심도 손상된다는 것을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만약 책임을 지운다면 좀더 개별적 구체적으로 국세청의 정보망을 통해서 책임을 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가지 만 더 부탁드리고 싶은것은 청장님께서는 세정혁신을 위해서 결과적으로 신뢰세정을 통한 납세자 홍보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납세자에 대한 홍보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분들이 세무사들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세무사들도 납세자에게 홍보를 잘 함으로써 그 만큼 위상도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세무사들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국세청에서 각종 홍보자료, 개정세법안내라든지 기타 여러 가지 안내책자를 세무공무원들에게만 배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세무사에게도 배부해주는 방법을 강구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박점식 세무사

 

청장님께서는 기장수임상황 온라인시스템을 마련해서 각종 과세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들은 그동안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임 납세자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매번 신고때마다 소득세 중간정산세액 등을 확인할 때면 일일이 세무서에 가 PC에서 개별조회를 해야만 했습니다.

 

또 세무서 과세자료 소명요구라든지 세무조사실시 등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납세자들로부터 불평불만을 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세무사들이 납세자들에게 양질의 세무서비스를 해줄 수 있도록 도와주시려면 저희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를 제 때 받아볼 수 있도록 저희 세무사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시고 최대한 반영하여 주실 것과 아울러 저희들이 받아 본 납세자의 세무정보나 과세자료 중에 오류가 있다면 세무사가 정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국세청에서 생산되는 모든 질의 회신과 심사결정례를 신속하게 받아서 성실한 납세의무대행을 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국세청의 자료수신처에 한국세무사회를 포함시켜 주실 것을 건의합니다.

　

■노태주 부산지방세무사회 부회장

 

오늘 청장님께서 조세의 중요성과 세무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세무대리인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세무대리인은 세무사 뿐만이 아니고 공인회계사나 변호사를 총칭해서 말씀하시는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조세수입이 결국 국가 재정수입의 근간을 이루는 데 세무사가 역할의 중심에 서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현재 세무사 합격자가 1년에 700명, 공인회계사가 1000명, 변호사가 1000명입니다. 결국 세무대리인이 25% 밖에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몇 가지만 건의하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세무사를 국세청의 동반자로 생각하신다면 모든 통제관리기능을 일원화해야 됩니다. 국세청이 조세수입을 통괄하듯이 공인회계사나 변호사가 세무대리업무를 하면 한국세무사회에 등록을 해서 세무사회의 관리를 받고 세무사의 명칭으로 세무대리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국세청도 세무사회만 관리를 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재정수입의 전부가 일괄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세무사들은 조세전문가이고 세무사로서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겸업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공인회계사나 변호사의 경우에는 사무원을 내세워서 사무장이나 상무, 부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불법 세무대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해 주신다면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불미스런 사건이 거의 종식될 것입니다.

 

앞으로 세무사가 모든 세무조사에 입회하고, 국세청 출입에 대한 세무조사면담도 세무사가 하도록 조치를 하신다면 이런 문제는 자동적으로 불식될 것이라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제 369호 (2003.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