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나타나는 특징적 현상인, 신경섬유 엉킴을 유발하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구조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이 개발되었다.
미국과 유럽 4개국의 과학자 29명이 공동연구 끝에 개발한 이 치매 치료 신물질은 감마-세크레타제 조절인자(GSM)라고 불리는 것으로 종래의 치료제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생성시키는 효소 또는 단백질 세포 표면의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은 것과는 달리 이 단백질의 구조 자체를 공략한다.
연구팀의 일원인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신경과학자 토드 골드 박사는 아밀로이드 베타는 구조적으로 사슬이 긴 장쇄(long chain)와 짧은 단쇄(short chian)가 있고 장쇄는 서로를 엉키게 하고 단쇄는 이를 억제하는 데 이 신물질은 장쇄를 감소시키고 단쇄를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이 신물질은 이 밖에도 뇌에 이미 형성된 아밀로이드 베타와 직접 결합해 이 단백질이 응축되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에 이 단백질을 "3중으로" 공격하는 셈이라고 골드 박사는 설명했다.
골드 박사는 미리어드 지네틱스(Myriad Genetics) 사가 이 신물질(화학명: 타렌플루르빌)을 플루리잔(Flurizan)이라는 약으로 개발해 현재 1천600명의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금년 여름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제약회사들도 같은 계열의 신약을 개발해 1-2년 안에 임상시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사이즈가 큰 단백질을 잘게 자르는 '분자가위'의 역할을 하는 두 가지 효소 베타-세크레타제와 감마-세크레타제에 의해 사이즈가 큰 아밀로이드 전구단백질이 여러가지 형태로 잘게 잘린 것으로 이들이 서로 엉켜 치매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6월12일자)에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