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지난 10일 세무사 본인의 소득신고 내용과 관련한 수입금액누락 및 비용과다계상에 대해 세무사징계양정규정으로 징계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최종 판결했다.

세무사 본인의 소득신고 내용과 관련한 수입금액누락 및 비용과다계상에 대해 세무사징계양정규정으로 징계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대법원이 확정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박영태 세무사가 제기한 ‘과태료부과처분취소’ 상고심에서 피고(재정경제부)가 2007년 8월 2심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한다”며 원고인 박영태 세무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세무사법 제12조(성실의무) 제1항은 세무사의 직무수행 과정에서의 품위유지 의무만을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며 “세무사가 자신의 소득을 신고하는 행위를 세무사의 직무수행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원심(1, 2심)이 세무사인 원고가 자신의 소득을 신고하면서 비용을 과다계상하거나 일부 소득의 합산을 누락하였더라도 이는 세무사법 제12조 위반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1, 2심에 이어 최종심에서도 ‘직무수행과 관련한 사항’이 아닌 세무사 본인의 세금신고와 관련된 내용은 세무사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세무사는 지난 2006년 5월 외부강의료 및 교통비 등에 대한 수입금액누락과 비용과다계상을 이유로 기획재정부(당시 재정경제부)로부터 300만원의 과태료 징계처분을 받았으나 세무사 본인의 수입금액 누락 등을 직무에 대한 징계로 연결시킨 것에 소송을 제기해 행정법원과 고등법원에서 승소한데 이어 이날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했다.

박 세무사가 1, 2, 3심 모두에서 승소함으로써 관련 규정의 삭제 등 세무사업계의 현안인 세무사징계양정규정의 개정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으며, 세무사징계권의 세무사회 이관 목소리도 높아질 전망이다.

소송의 원고인 박영태 세무사는 대법원 판결과 관련 “당연히 승소할 것으로 생각했으며, 대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면서 “한국세무사회에서 재정부와 협의해서 징계양정규정을 개정하게 되겠지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세무사에 대한 징계권을 재정부에서 한국세무사회로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수인 윤리위원장은 “세무사 본연의 직무가 아닌 개별납세자로서 세무신고 사항에 대한 오류가 세무사법 위반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세무사회의 주장이 옳았다”면서 “빠른 시일 내 세무사징계양정규정이 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근 회장은 “모든 회원을 비롯해 세무사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는데 최종심에서도 좋은 결과로 이어져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판결의 의미를 충분히 살려 세무사징계양정규정이 합리적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영태 세무사 소송관련 일지>
▲2006. 4 = 국세청이 2002년과 2003년 종합소득세 신고와 관련해 비용과다계상·수입금액 누락 이유로 세무사징계위원회에 징계요구
▲2006. 5 = 세무사징계위원회, 세무사법 제12조(성실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300만원 징계의결
▲2006. 6 = 재정경제부, 징계의결 결과에 따라 과태료 300만원 부과
▲2006. 6 = 박영태 세무사, 서울행정법원에 ‘과태료부과처분취소’ 소송 제기
▲2006. 12 = 서울행정법원, ‘직무수행 아닌 수입금액누락·비용과다계상에 대한 세무사 징계는 위법’ 판결(과태료 징계처분 취소)
▲2007. 2 = 재정경제부, 1심판결에 불복해 항소
▲2007. 7. 25 = 서울고등법원, 1심내용 인용해 항소기각 판결(과태료 징계처분 취소)
▲2008. 7. 10 = 대법원, 2심내용 인용해 상고 기각(과태료 징계처분 취소)

 

 

세무사신문 제488호 (2008.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