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시험에 합격해 수습실무교육을 마친 한 젊은 세무사가 개업과 취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세무사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진솔한 편지(사진)를 조용근 회장에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을 밝힐 수 없음을 용서하시고, 한 신출내기 어린 세무사의 고민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시작한 그의 글은 개인적인 고충의 토로 외에도 실무수습 과정에서 겪고 느꼈던 세무사업계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먼저 최근 가장 큰 이슈인 정부의 전문직(세무사,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선진화 방안 검토와 관련 “각 자격사 단체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한국세무사회도 강력한 저지운동을 펼쳐줄 것을 조용근 회장에게 주문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이것만은 조회장님께서 명예롭게 정리정돈을 해 달라”며 몇몇 현안해결을 요청했다.

우선적으로 그가 지적한 것은 세무사의 근무 자세다.

“만약 의사가 환자의 진료를 간호사나 직원에게 맡기고 본인은 놀거나 여행을 다닌다면 직무유기니 명의대여니 하며 난리가 날 것”이라고 운을 뗀 그는 “그러나 세무사는 사무장이나 직원에게 맡기고 근무시간에 여행을 다니거나 골프를 쳐도 직무유기나 명의대여가 아니다”라며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것(일부 세무사의 근무행태)이 업무 명의대여라고 보여진다”며 “사업주(명의자)가 누구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무회계 서비스를 전문가인 세무사가 직접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변호사의 경우도 자료수집 등을 제외한 (변론 등) 수임사항을 사무장이나 직원에게 맡긴다는 것은 듣지 못했다며 이런 면에서 변호사는 ‘명의대여’라는 말이 나올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저와 같이 세무관서 경력없이 공부만 하다 세무사가 된 사람들은 갈 곳이 없고, 개업은 자금과 거래처 확보가 쉽지 않아 불가능하다”면서 “아무리 좋은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고민을 조 회장님께서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와 같은 세무대리업계의 어려운 현실은 세무사·회계사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자격사 선발인원은 무한정 늘려 놓고는 (과당경쟁에 의한) 서비스의 질 저하만을 법이나 규정으로 통제하려는 이율배반적인 정책에 대해 조 회장님이 방관 또는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며 세무사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조용근 회장은 서신과 관련 “개업을 앞둔 젊은 세무사로서 겪고 있는 많은 고충이 묻어 있으며 세무사업계의 문제와 어려운 현실도 잘 지적하고 있다”며 “젊은 세무사들이 개업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세무사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세무사회 차원의 지원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무사신문 제493호 (2008.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