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어려운 경제여건과 높아진 성실신고수준을 감안해 내년에 벌일 세무조사대상 법인 수를 불성실신고 혐의가 큰 법인 위주의 2700개로 정했다. 불성실을 들춰내기 위해 마련된 평가요소는 199개에서 351개로 확대됐다.

국세청은 특히 그린에너지산업 2503개 등 녹색·신성장동력 관련 제조·설비·서비스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세금문제에 신경 쓰지 않고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창업연도부터 최초로 소득이 발생하는 사업연도 이후 3년 이내까지는 조사대상 선정에서 제외시켰다.

아울러 올 상반기 10% 이상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 중소기업 2만7460개와 수입금액 10억원 이하 법인으로서 기본적인 납세협력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구체적인 탈루혐의가 없는 법인도 세무조사 선정대상에서 빠졌다.
국세청은 지난 1일 “민간위원 위주로 구성된 ‘조사대상 선정 심의위원회’를 지난달 16일 열어 내년 세무조사와 관련한 ‘법인 정기 조사대상 선정기준’을 심의·확정했다”며 “축소대상은 외형 300억 미만 중소법인이며, 대법인은 지난해 수준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위원회는 올해는 고유가·원자재 값 상승 등 기업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안해 조사대상 선정규모를 축소하고, 최근의 기업거래·세무처리 실상 등을 반영해 신고성실도분석시스템(CAF; Compliance Analysis Function)을 전면 개편키로 결정했다.

CAF는 불성실신고법인에 대한 변별력을 개선키 위해 평가요소를 현행 199개를 351개로 대폭 늘려, 세무조사·세원관리 과정에서 나타난 세금탈루 유형을 평가요소에 대폭 반영하도록 그물망을 촘촘하게 했다는 것.

이에 따라 결손법인의 기업주가 빈번한 해외 골프여행을 하는 등 기업주와 생계 가족의 생활수준·소비성향, 기업주의 처가 특별한 소득 없이 고가아파트를 다수 취득하는 경우 등 재산변동 상황을 법인 신고내용과 연계해 조사대상을 선정하게 됐다는 설명.

또 해외법인 등을 내세워 부도·가공수출·클레임 발생 등의 명목으로 이루어지는 기업재산 해외유출 혐의와 수출분 신고수입금액 및 무역외 투자수익 누락 혐의 등 국제거래 분석, 재무분석 모델을 응용해 개발된 분식회계 추정기법도 평가요소에 추가됐다.

국세청 나동균 법인세과장은 “내년 조사대상자는 납세자의 신고내용에 대한 정기적인 성실도 분석결과 불성실신고 혐의가 있는 법인과 최근 4사업연도 이상 미조사법인 중 신고내용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할 필요가 있는 법인”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수입금액 10억원 이하 법인이더라도 임대업, 유흥주점, 사금융, 성인오락실 등 사행성 조장사업자는 조사대상에 포함되며, 이 업종이 아니더라도 매출누락, 무자료거래, 위장·가공 등 사실과 다른 거래, 기업자금 변칙유출, 구체적인 탈세 제보가 있을 땐 조사를 받는다.

나 과장은 “조사규모는 줄었지만 불성실신고 법인 위주로 조사대상을 선정, 엄정한 조사로 성실신고가 최선의 절세방법이라는 납세의식을 갖도록 했다”며 “조사의 성실신고 유도효과를 극대화시켜 세무조사와 성실신고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무사신문 제493호 (2008.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