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과거에서 내일의 교훈을 얻겠다는 의지와 회원모두가 지혜를 모아 응집된 힘으로 오늘의 도전을 이겨내도록 하자”.

지난해 11월 21일 한국세무사고시회 정기총회에서 김상철 회장이 당선소견문을 통해 회원들에게 건넨 말이다.

과거를 과거로서만 기억하면 안 되고 값진 경험을 통해 밝은 미래를 설계하자는 의미로, 정체(停滯)된 고시회의 정체(正體)성을 찾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단결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19대 한국세무사고시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김상철 회장(사진)을 세무사신문을 통해 만나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

 

 

- 제19대 고시회장으로 당선되어 2개월 가량 지났는데 그간 느낀 점이 있다면?
현재 고시회에 소속된 회원은 전체 세무사회원 의 70%에 육박한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회원들의 소속감이 많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고시회 존재의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고시회의 정체성을 확립해 회원들의 의지를 한 곳에 모아야겠다고 느꼈다.
그러려면 회원들의 참여가 필요한데 무조건 적인 참여가 아니라 참여에 대한 동기부여가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동기부여에 대한 것은 지난 서울회장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많은 회원들을 직접 만나면서 체득한 것이다.

모든 것이 쉬운 것 같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게 되면 모든 것이 녹녹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려운 시기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도 통감하고 있다.

평소 느꼈던 바를 소신껏 펼칠 수 있도록 회원들이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 향후 고시회를 이끌면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앞서 말했듯이 고시회의 정체성 확립이 주된 사업이다. 이를 위해 외부전문가도 참여하는 T/F 형태의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용역을 통해 고시회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밝혀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개선안이 도출되면 하나 둘씩 실행에 옮겨 새로운 고시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또한 회원의 능력향상을 위해 정기적인 공청회 및 실무사례 발표회 개최, 워크숍, 체육대회 등을 통한 친목도모 등 다양한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특히 수익구조의 개선을 위해 사무소 업무 중 이중적이고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 지출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업무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서식모음집 등을 보완·개선하여 회원사무소 운영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포괄적인 개념의 공동구매(업무 이외의 것을 포함하는)도 구상 중이다.

 

- 수습세무사의 진로와 관련 해결방안이 있다면?
수습세무사, 특히 국세공무원으로서의 경력이 전무한 순수고시출신의 경우 현재의 포화된 세무사업계에 섣불리 발을 들여 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고시회에서는 사전에 이들에게 사무실운영에 대한 방법, 고객관리 및 다양한 실무사례에 대한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세무법인의 대형화를 통해 수습세무사의 원활한 수급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

일례로 일정 요건을 갖춘 세무법인을 통한 ‘세무조사 사전 신고내용 검증제’ 등의 도입이 그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세무사에게도 정년제를 도입해 수습세무사를 정년이 도래하는 세무사와 연계시켜 자연스럽게 업무가 이관되어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반드시 개업만이 목적은 아니라는 것이다. 수습세무사들이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것이다.

 

- 업계의 현안인 직원인력난을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는 거시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특히 경력직원(3∼5년차)들의 문제는 세무사 수의 급증에 따른 세무사업계의 포화가 주된 원인이다.

즉, 개업에 필요한 경력직원을 인위적으로 데려오다 보니 심하게는 직원들이 세무사를 면접 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은 세무사들 스스로가 의식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세무사법상 직원관리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여 경력에 따른 메리트(세무사시험 일부면제 등) 도입 등도 검토함으로써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

 

- 향후 세무사회(집행부)와의 관계정립은?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 모두가 같은 회원이라는 것이다.

어떤 조직이든지 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시회나 세무사회나 목적은 같다고 생각한다.

조직이 잘 되기 위해서는 타협과 설득,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비판을 위한 비판 같은 소모성 정쟁은 없어져야만 한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윈-윈이라고 생각한다.

 

- 고시회의 시급한 현안이 있다면?
회원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과 업계의 당면한 현실에 대해 할 말을 하는 고시회를 만드는 것이다.

즉, 여러번 언급했지만 회원들에게 고시회 존재의 이유를 부각시켜 정체성을 확립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그러기 위해서 회원들이 폭 넓게 참여할 수 있는 사단법인 형태의 조세전문연구기관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곳을 통해 연구용역 수탁 등 고시회 자체의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산하에 다양한 위원회를 만들어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함으로써 정부나 과세관청의 정책에 대해 다양한 의견과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 회원들에게 한 말씀 ….
우리 회원 개개인은 능력도 뛰어나고 우수하다. 그래서 개성이 강하다는 말도 듣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 내부에서 단결이란 단어가 줄곧 화두가 될 만큼 잘 뭉쳐지지 않는 성향이 있다.

자기를 낮추며 주인의식을 갖고 어떠한 일이든 함께해 나간다면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본인과 의견을 달리한다 하여 비판하거나 멀리서 방관만 한다면 업계의 발전은 요원할 것이며, 스스로도 도태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힘이 되는, 힘이 있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참여의 과정 속에서 본인의 의견만이 아닌 상대방의 의견도 수렴하는 성숙된 자세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한다.

힘을 갖는 다는 것. 그것은 이제 우리가 하나가 될 때를 의미하는 것이다.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

 

 

 

세무사신문 제501호 (20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