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상속 또는 증여할 때 과세의 기준이 되는 매매사례가액을 적용하는데 있어 비록 작은 면적의 아파트라 하더라도 면적 차이가 큰 경우에는 매매사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은 15일 조세심판관 합동회의를 열어 67평형 아파트(기준시가 15억8000만원)를 상속받은 A씨가 "같은 단지의 57평형 아파트의 매매사례가액(28억원)을 상속 아파트의 시가로 산정해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관할 세무서를 대상으로 제기한 조세심판청구 사건에 대해 상속세 취소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세심판원은 "67평형 아파트에 대한 상속재산을 평가하는데 있어 같은 단지 내 57평형 아파트를 유사한 재산으로 볼 수 없다”면서 "이에 따라 그 거래가액(28억원)을 시가로 적용해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아파트의 상속·증여세 과세는 피상속인 사망(또는 증여) 시점을 전후로 6개월 이내에 이뤄진 동일 단지 동일 평형 아파트의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사례가 없는 경우에는 동일 단지의 ‘유사 아파트' 매매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는 모호한 규정으로 인해 그동안 매매사례가액 적용을 둘러싸고 관할 세무서와 납세자간 논란이 많았다.

허종구 조세심판원장은 "세무서가 상속·증여재산보다 작은 면적의 아파트를 기준으로 과세했기 때문에 일견 정당한 세무행정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 면적 차이가 크면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허 원장은 "과세관청이 매매사례가액 적용을 제한적으로 행사할 때 과세의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고 납세자가 조세 부담을 덜게 된다”고 덧붙였다.

세무사신문 제518호(2009.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