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천 회장
춘전지역세무사회

 

‘노블레스 오블리주’

 

세상에서 가장 큰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그건 바로 두 손으로 꽁꽁 다져 굴리기 쉽도록 작은 눈덩이를 먼저 만드는 것이다.

가장 상식적이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것들의 시작은 모두 소박하고 초라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눔이라는 것은 그 특성상 아무리 작더라도 파급효과는 크기 마련이다.

세무사업계에도 이런 ‘작은 나눔으로 큰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훈훈한 미담이 있어 한해를 마무리하는 세밑에 회원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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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춘천지역세무사회장에 선임된 양종천 회장은 지난 4월 처음으로 춘천실업고등학교에서 실시한 전산세무회계자격시험에 운영위원장으로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하루 동안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한 시험에서 뜻하지 않게 받아 든 수당 13만원이 그에게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시초가 됐다.

평소 전문자격사인 세무사로서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 ‘크던 작던 어떤 방법으로라도 보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손에 쥐게 된 수당 13만원은 많고 적음을 떠나 새로운 동기부여의 계기가 된 것.

 

“한국세무사회 소속 일원으로 우리가 주관하는 자격시험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우수한 인력을 공급받아 세무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공적인 자격시험 업무에 참여해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십리 길도 한 걸음부터 - 지역사회를 위하여

양 회장은 순간 세무사회의 원활한 시험운영을 위해 기꺼이 장소를 제공해 주고 있는 지역학교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할 방법이 떠올랐다.

비록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지만 시험장을 제공해 준 학교의 소속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세무사회에 연락해 차기 시험에도 시험위원장으로 자원하겠노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춘천실업고등학교에도 연락을 해 장학담당자에게 세무회계 관련학과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양 회장은 이후 6월 초 전산세무회계자격시험이 끝나고 받은 수당 13만원에 자신의 지갑을 열어 7만원을 보태 20만원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작은 나눔이 큰 만족과 기쁨으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일이 개인차원이 아닌 지역세무사회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다.

그러던 차에 기회가 왔다.

6월 중순 지역세무사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임원들과 회원들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했고 모든 회원들의 흔쾌한 동의를 받아냈다. 지난 10월 40회 자격시험 때부터 춘천지역세무사회 전회원이 참여해 작으나마 장학금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기로 한 것.

 

행복 바이러스 - 작은 눈덩이가 큰 눈사람으로

“춘천지역은 두 곳의 시험장이 있습니다. 매번 순번대로 두 명씩 감독으로 참여하고 그날 받은 수당을 지역세무사회에 제출하면 지역세무사회비에서 일정금액을 보태, 각 학교마다 매회 15만원씩 30만원, 1년 4회 총 12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양 회장은 회원들의 뜻을 모아 마련한 장학금 전달을 위해 지난 9월말 시험장으로 운영되는 학교 두 곳에 공문을 보냈고, 10월 시험이 끝난 후 30만원을, 최근 치른 12월 시험을 마치고도 30만원을 각각 해당 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작은 나눔의 실천은 그렇게 시작됐다.

“장학금 전달이 단지 금전적인 도움만 준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회원들에게는 세무사회에 소속된 일원으로서 자격시험에 참여한다는 동기부여와 함께 지역사회 청소년들을 돕는다는 사회참여의 의미도 있고, 지역사회에는 전문자격사인 세무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양 회장은 이번 장학사업이 지역세무사회 소속 회원들의 단합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며 누가 지역회장이 되던 간에 취지를 살려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로 해석된다.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고 있는 춘천지역세무사회의 장학금 전달이 작지만 큰 노블레스 오블리주일 것이다.

 

수백억을 냈다고 지면에 대서특필되는 기업총수의 일과성 기부보다도 춘천지역세무사회 회원들의 작지만 아름다운 나눔이 더 값지게 보이는 게 그래서일까?

세무사신문 제522호(2009.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