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인 교회 건물을 어린이집과 장애인 복지시설로 무상으로 대여한 것이 본래 목적에서 벗어났다고 보고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서태환 부장판사)는 A 교회가 서울 강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등록세 등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등록세와 취득세 등 세금 4400여만원을 취소하도록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교회가 어린이집과 장애인 복지시설을 운영하도록 건물 일부를 무상으로 쓰게 해줬을 뿐 아무 이득을 얻지 않았고 어린이집이 사실상 교회의 부설 기관이라서 존폐가 교회에 달린 점 등을 종합하면 임대차 계약을 했다는 점만으로 건물을 매각하거나 수익사업에 쓴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 교회는 2007년 6월 서울 소재 5층 건물을 사들였고 구(區)는 이 시설을 `종교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의 사업용 부동산'으로 간주해 취득세와 등록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구는 건물 1·2층이 임대차 계약에 따라 각각 어린이집과 장애인복지시설로 사용되고 있다며 종교단체가 사업에 쓰려고 취득한 부동산을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않거나 매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세금 4400여만원을 부과했다.

교회는 `건물 일부를 어린이집 등으로 썼지만, 이는 전 소유자의 요청에 따라 일시적으로 기존 상태를 유지했던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세무사신문 제532호(20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