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1일 조세제도연구위원회(위원장 이강오)에서 위원들이 정부에 제출할 세법개정건의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는 지난달 22일 납세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공평과세에 저해되는 등 불합리한 규정 71건에 대한 세법개정안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정부 등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법개정안에는 ▲사업용계좌 전면 폐지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미이행 시 가산세제도 폐지 ▲현금영수증 발급의무위반 과태료 규정 개선 등 불합리하거나 불명확해 위법 또는 위헌의 소지가 있는 규정들이 대거 포함했다.  

특히 현재 복식부기의무자에게 강제되는 사업용계좌제도는 전면 폐지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세무사회는 “현실적으로 복식부기 의무자라도 영세사업자의 경우 매입·매출 거래대금, 인건비, 임차료 등을 사업용계좌를 통해 지출해야 한다고 공지했어도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미사용가산세와 미개설가산세를 부과하고 각종 세금감면까지 배제하는 것은 가혹한 조세편의주의”라고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사업을 영위하며 거래운영자금 이용방법을 사업용계좌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거래의 자유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이러한 지나친 규제는 사업자의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위축되게 한다”고 설명했다.

과세투명성 확보는 현금영수증 제도로 충족가능한 만큼 합리적이지 못한 사업용계좌 제도는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도소득세 예정신고 미이행 가산세와 관련해서는 “예정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납세의무가 성립하지 않았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가산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의무가 성립한다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만약 2건 이상 양도한다면 세액이 변경되므로 결국 확정 신고에 납세의무가 완전하게 성립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양도소득세의 납세의무는 과세기간이 종료하는 때에 성립하며, 예정신고는 과세기간이 종료하는 때가 아닌 과세기간내에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무사회는 “양도 후 2개월 이내 신고하지 않는 경우 부과되는 현행 가산세 규정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금영수증 발급의무 위반과 관련해 과도한 과태료 규정도 문제로 지적했다.

세무사회는 “매출 시 금액을 법인명의 금융계좌나 개인사업자의 사업용 계좌로 입금을 받아서 성실하게 신고했음에도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래금액의 50%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거래금액을 신고 누락한 경우에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부조정계산서 작성자의 범위에서 변호사를 제외하는 안과 세무법인의 전자신고세액공제 한도액을 확대하는 내용 등 세무대리인의 권리를 강화하는 건의안도 담겼다.

또 가산세 한도액이 현행 1억원인 것을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5000만원으로 이원화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단순한 실수에 의한 수정신고의 경우 부당과소신고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 규정을 신설하고, 국세경정청구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건의안을 세목별로 살펴보면 ▲기본법규 13건 ▲소득세제 10건 ▲법인세제 15건 ▲재산세제 15건 ▲간접세제 14건 ▲지방세제 2건 ▲기타세제 2건 등이다.

세무사회 조세제도연구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3차례 회의를 갖고 회원의견(92건), 2009년 미반영건(56건), 기타(2건)의 건의안을 검토하고 분과별로 의견을 확정한 바 있다.

한편 납세자 권익보호와 불합리한 세제개선을 위해 세무사회는 매년 60∼70건의 세법개정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해 오고 있으며, 이중 10% 이상이 세법개정안에 반영되고 있다.

 

 

세무사신문 제535호(2010.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