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완 일
   본회 연구이사

 

우리나라는 그동안 서비스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의 편익을 제고하기 위하여 소위 ‘전문자격사 선진화방안’을 마련하여 추진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 합리화로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고, 선진적인 제도를 도입하여 새로운 기업 창업을 촉진하는 한편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고 편익을 증진시킨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향이다.

이 방안은 또한 전문자격사의 서비스시장 개방과 관련하여 전문자격사 서비스의 품질과 가격 등을 개선하고 대형화ㆍ전문화 등을 유도하여 대외적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정책목적에서 현행 전문자격사제도의 일반적인 규제사항을 완화하겠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의 동향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 한국세무사회에서는 지난 6월 16일 조용근 회장을 비롯해 유재선 부회장, 황영순 국제이사 등과 함께 미국 워싱턴에 있는 조세전문 자격사단체인 미 등록대리인협회(NAEA·회장 지나 존스)와 간담회를 가졌다.

미 NAEA는 세무신고서 작성과 세무기획 등을 수행하는 우리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자격사인 등록대리인(EA·enrolled agent)으로 구성된 단체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EA의 역할을 비롯해 양국의 세무법인 운영실태, 타자격사(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와의 공동업무 수행, 외국자격자의 활동 현황 등이 주 의제로 다뤄졌으며, 한-미 FTA 발효시 서비스시장 개방 문제 등에 대한 정보 교환이 이뤄졌다.

정보교환이 이루어진 내용 중에 특히 NAEA는 IRS(미 국세청)의 세무신고대리시장에 대한 감독 강화 움직임에 따른 회원 교육과 관리에 대한 우리 한국세무사회의 노하우의 전수를 요청했으며, 이에 적극 협조키로 하였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조세에 관한 전문적인 자격이 없는 자에 규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EA제도가 우리나라에 비하여 활성화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유발되는 비자격자의 부실 세무서비스는 납세자의 권익 침해와 국가재정의 손실로 이어져 미 국세청의 고민거리가 되어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만한 세무신고대리 서비스시장의 관리는 납세자가 신고 납부하는 세금과 실제 신고 납부하여야 할 세금과의 차이를 발생시키게 된다는 점에서 세무서비스의 관리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 국세청은 납세자를 대리해 신고한 세무신고대리인의 인적사항을 관리하기 위한 PTIN(Preparer Tax Identifi cation Number ; 세무신고인 인증번호)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미 국세청의 세무신고대리 관리강화 움직임에 대해서 NAEA회원들은 한편 반기는 분위기이면서도 우려를 하고 있어 회원관리를 위한 한국세무사회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특히 미국의 세무서비스시장에서는 미연방정부로부터 자격을 부여 받은 4만6000명의 EA가 있고, 그밖에 주(州)정부가 자격을 부여하는 공인회계사와 변호사 중의 일부가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관리감독상의 애로가 발생되고 있고, 국가재정에도 악영향을 주게 되어 앞으로 세무신고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미국의 경향과는 달리 전문자격사의 서비스시장에 있어서 대형화ㆍ전문화 등을 유도하여 대외적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정책목적에서 현행 전문자격사제도의 일반적인 규제사항을 완화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규제완화 움직임이 각 전문자격사의 고유한 업무영역이나 특성과는 무관하게 진행될 경우에는 납세자의 성실한 납세의무이행에 나쁜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미 국세청의 세무신고대리시장에 대한 관리강화 움직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무사신문 제535호(2010. 07.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