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분석원(FIU)이 보유하고 있는 고액현금거래 내역을 국세청이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 등 10명은 이런 내용의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상 FIU와 국세청간 특정금융거래정보의 공유는 조세범칙사건의 조사에 필요한 경우로만 극히 제한돼 있는데 FIU정보의 활용범위를 국세의 부과·징수 업무로 확대하자는 얘기다.

이에 따라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목적에 탈세 예방을 추가 ▶자금세탁행위의 정의를 조세범처벌법 제3조 위반 등에서 조세탈루 등으로 확대 ▶특정형사사건의 수사 등의 범위를 조세범칙사건의 조사에서 국세의 부과·징수 업무로 확대 ▶고액현금거래보고자료(CTR)가 국세의 부과·징수 업무에 활용될 수 있도록 금융정보분석원장에게 고액현금거래자료의 이용에 관한 별도의 승인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법률안을 개정 발의한 것. 

국세청의 FIU정보 활용 확대 문제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논의돼 왔으며, 이러한 논의의 배경에는 FIU의 CTR 자료는 숨은 세원을 찾아내는데 매우 중요한 과세인프라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특히 5만원권 발행 이후 고액현금거래가 차명계좌와 결합해 고소득 자영업자의 매출누락, 변칙 상속·증여, 금융소득 종합과세 회피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어 CTR자료의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현행법상 FIU와 국세청간 특정금융거래정보의 공유는 조세범칙사건의 조사에 필요한 경우로만 극히 제한돼 있고, FIU가 수집한 CTR자료 중 국세청에 제공된 정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실제 FIU가 2010년 금융기관으로부터 보고받은 CTR자료는 1148만284건에 달했지만 이 중 국세청에 통보된 건수는 0.4%인 4만2379건에 그쳤다.

또 FIU에서는 CTR 자료를 분석해 그 중 조세범칙 사건 조사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정보만 국세청에 제공하고 있으며, 현행 FIU의 심사분석 인력으로는 매년 축적되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 등은 이에 따라 “현재 조세범칙조사로만 한정돼 있는 FIU정보의 활용범위를 국세의 부과·징수 업무로 확대하고, 그 범위 내에서 탈세혐의 분석에 가장 전문성이 높은 국세청이 FIU정보를 분석·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세무사신문 제557호(201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