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발행법인이 증권거래법의 제약을 피하기 위해 소액주주 등 공모를 통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도 이를 임원명의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으로 증자등기했다가 소액주주 등에게 주권을 교부하기 위하여 임원명의로 주식양도계약서를 작성해 주권을 인도한 경우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는 국세심판원의 결정이 나왔다.

심판원은 지난 11일 H법인의 유상증자시 소액주주들이 1주당 4000원인 신주청약대금을 납부한 상태에서 소액주주들의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 부득이 주식수가 많은 경영진 소유의 구주를 주당 500원에 소액주주 등에게 양도하고, 유상증자 청약한 소액주주에게 1주당 500원에 양도한 것으로 처리한 A씨 등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국세청의 처분을 취소했다.

 

심판원에 의하면 소프트웨어개발업을 영위하는 벤처기업의 대주주인 A씨는 비상장주식 39만5210주를 유상증자시 신주청약대금(1주당 4000원)을 납부한 소액주주들에게 액면가액인 1주당 500원에 양도하는 양도계약서를 작성해 이전하고 증권거래세 신고를 했으나 양도소득세는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이 1주당 500원으로 동일하여 양도차익이 없는 것으로 보아 신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세청이 “A씨의 주식이 소액주주에게 이전되었고 A씨는 같은 주식의 신주를 교환받아 소유하고 있으므로 양도에 해당된다”며 2억 1522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자 A씨가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심판원은 “A씨가 주식을 소액주주 등에게 이전시킨 것이 형식적으로는 양도로 볼 수 있으나 실제로 A씨 등 5명의 임원명의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배정받은 주식을 유상증자 등에 참여한 소액주주 등에게 재배정한 것에 불과하여 실질과세원칙상 양도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양도소득세 과세처분은 잘못이다”고 결정했다.

 

심판원은 또 “H법인의 유상증자시 기존주주인 소액청약자 308명으로부터 청약대금으로 14억9860만원을 입금받은 상태에서 증권거래법상 자본금을 10억원 이상 증자하는 경우와 청약자수가 50인 이상인 경우 유가증권신고서 및 유가증권평가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이러한 절차를 거치려면 3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사실을 알게 돼 부득이 A씨 등 5명의 임직원 명의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유상증자주식을 청약자 등에게 배분시키기 위해 A씨 소유의 주식을 K씨 등 16명에게 형식적으로만 이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 401호 (200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