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을 폐지한데 이어서 변호사가 세무대리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한 정구정 회장의 업적이 새삼 조명되게 되었다.

 

특히 정구정 회장이 추진하여 개정된 2003년 세무사법에 의하여 변호사는 세무사법 제2조의 세무대리 업무를 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서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은 사실상 폐지된 것이라 하겠다.

 

여기에다 세무사가 재무진단(기업진단)업무를 하지 못하였던 것을 지난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하여 세무사도 건설업에 대한 재무진단(기업진단)업무를 수행토록 함으로서 앞으로 건설업 이외의 업종에 대한 재무진단(경영진단)업무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정구정 회장은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을 폐지하고, 변호사가 세무대리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하며, 세무사도 재무진단(기업진단)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세무사제도를 개선한다는 세무사회 50년 세무사제도개선 목표를 달성하는 금자탑을 쌓는 업적을 남기게 되었다. 이하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효과에 대하여 살펴본다.

 

 

‘변호사는 세무사법 2조의 세무대리업무 못한다’고 대법원이 최종 확인

‘2003년 개정 세무사법 효과,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금지 입증돼’

매년 배출되는 2,500명 변호사(사법시험 1,000명, 로스쿨 1,500명), 세무대리업무 진입 차단

FTA에 따른 외국 변호사, 세무사 업계 진입 차단

 

 

 

“2004.1.1.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 등록’을 할 수 없다”는 서울행정법원의 원심판결을 확정한 지난 5월 24일 대법원의 판결은 정구정 회장이 2003년 회장을 역임하면서 추진하여 개정된 ‘2003년 개정 세무사법’의 의미와 효력을 대법원에서 확정한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은 2004년 이후에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는 세무사로 등록할 수 없고 세무사 명칭도 사용할 수 없다는 2003년 12월 23일 개정된 세무사법의 효력을 인정하는 동시에 조세전문가인 세무사의 전문성과 세무사제도의 독자성을 사법기관이 확인하고 그 효력을 확정했다는 의미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정구정 회장이 2003년 추진하여 개정된 세무사법의 의미와 효과가 변호사가 단지 세무사 명칭만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무대리업무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은 사실상 폐지된 것임이 드러났다 하겠다.

 

특히, 2004년 이후 2012년까지 사법시험에 합격한 9천명의 변호사와 앞으로 매년 사법시험을 통해 배출되는 1천명의 변호사와 2012년부터 매년 배출되는 1,500명의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세무사 명칭도 사용할 수 없고 세무사법 2조의 세무대리업무도 할 수 없는 것임이 입증됐다.

 

한편 2004년 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호사가 세무사법 2조의 세무조정계산서업무와 기장대리업무 등의 세무대리를 할 수 없게 됨에 따라 FTA에 의해 세무서비스 시장이 개방되어도 외국의 변호사가 세무사 업계로의 진입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의 판결

원심법원인 서울행정법원과 항소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은 이모 변호사 등이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세무사 등록신청 반려처분 취소’소송에서 “변호사는 세무사의 자격이 있긴 하나 사법시험과 별도로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하여 세무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이상 세무사 등록부에 세무사로 등록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변호사는 세무사등록부에 등록되지 아니한 이상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행하는 경우 외에는 세무사법 제2조에 규정된 세무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세무사 등록부에 등록하지 아니한 변호사는 일반 법률사무로서의 세무대리업무 만을 수행할 수 있고 세무조정을 비롯한 일부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없는 것으로 해석한다고 해서 그것이 실질적으로 변호사의 직무로서 세무대리를 할 수 없게 해 변호사자격이 있는 자를 세무사의 자격이 있는 자 중 하나로 들고 있는 세무사법 제3조의 규정을 형해화(형식뿐이고 가치나 의의가 없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실제 변호사에게 세무사자격시험에 합격해 세무사 자격이 있는 자와 같은 정도로 세무사의 직무 전부를 수행할 능력이 당연히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춰보면 변호사에게 세무조정 등 법률사무가 아닌 세무사의 직무수행을 제한한다고 해 이를 두고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2008년 헌법소원

헌법재판소도 2008년 세무사시험을 합격한 세무사와 변호사에 대한 조세 전문지식에 대한 확연한 차이를 인정하는 결정을 내놨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세무사자격시험에서는 법률 과목보다 회계학·재정학·세무회계 등 비법률 과목의 비중이 크고 세법에 대한 심도있는 전문성이 강조되고 있는 반면 사법시험에서는 회계학 등 조세실무 과목이 전혀 없고 조세법마저도 1차 시험 선택과목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적어도 세무대리업무 중 실무적인 부분에 관하여는 사법시험이 세무사자격시험의 전문성을 포섭하거나 이를 대체할 정도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전문성에 차이가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외부세무조정은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정확한 조정 또는 성실한 납세를 위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자에게 조세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외부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토록 강제된 제도이다”라고 밝히고, “세무전문성이 없는 자격사에게 외부세무조정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제도 도입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 2003년 세무사법 개정을 통한 제도개선

 정구정 회장이 추진하여 2003. 12. 23. 국회를 통과한 세무사법개정법률안은 ①2004.1.1.이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변호사는 세무사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세무사법 제2조의 세무대리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세무사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②그리고 2004.1.1.이후 공인회계사 자격을 취득하는 공인회계사는 세무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③아울러 세무사징계종류에 등록취소와 직무정지 밖에 없어서 회원들이 징계를 받게 되면 무조건 등록취소나 직무정지를 받게 되어 세무사사무소를 폐업하거나 휴업해야 했던 것을 세무사징계종류에 과태료와 견책을 추가하여 회원들이 징계를 받게 되더라도 무조건 등록취소나 직무정지를 받지 않고 견책과 과태료 처분을 받아서 세무사사무소를 폐업하거나 휴업하지 않도록 징계를 획기적으로 완화했다 ④또한 경력직원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회원들이 교육비를 부담하지 않고 무료로 경력직원 양성교육을 할 수 있도록 경력직원 양성을 위한 고용보험환급교육 제도를 도입했으며, ⑤세무사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경영지도사가 세무대리업무를 할 수 없도록 세무사법에 경영지도사의 세무대리업무 진입을 차단하는 법적장치를 마련하였고, ⑥회원사무소에 근무하는 직원을 관리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였다.

 

한편 정구정 회장은 2003년 ‘세무사에 대한 전자신고세액공제 제도’와 ‘세무사에 대한 지급조서전자제출세액공제제도’를 신설하여 회원들이 세액공제를 통하여 실질적인 금전적 혜택을 받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회원들은 전자신고세액공제와 지급조서전자제출세액공제를 통하여 세무사회에 납부하는 회비납부금액 이상을 보전 받도록 하였다. 현재 전자신고세액공제는 개인세무사 연 4백만원, 세무법인 연 1천만원을 공제받고 있으며, 지급조서전자제출세액공제는 개인세무사 연 2백만원, 세무법인 연 3백만원을 공제받고 있다.

 

특히, 2004년까지는 세무사가 작성한 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하여 신고하지 않아도 무신고가산세가 부과되지 않아 법적강제력이 없었던 외부조정계산서제도를 세법을 개정하여 2005년부터 세무사가 작성한 세무조정계산서를 첨부하여 세무신고하지 않으면 무신고가산세를 부과하도록 하여 세무조정계산서 제도를 강제적인 제도로 만들었다.

 

◇ 2011년 세무사법 개정과 건설산업 기본법 개정을 통한 제도개선

지난해 정구정 회장이 추진하여 2011.12.29. 국회 본회를 통과한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 자동자격을 폐지하는 세무사법개정법률안은 재적 국회의원 174명 중 찬성 162, 반대 1, 기권 11로  통과됐다.

 

이로써 세무사회는 50년 숙원과제를 성취하게 되었으며 세무사의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고 세무사제도의 독립성과 독자성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공인회계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이 폐지됨에 따라서 앞으로 세무사만의 독자적인 업무영역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세무서비스 시장이 개방되더라도 외국의 공인회계사에게 세무사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게 되어 국내 세무서비스 시장 진입을 제한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세무사에게 건설업의 재무상태진단(기업진단)을 허용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법률안이 지난 2011. 12 .29 국회 본회에서 재적 국회의원 206명, 찬성 197, 반대 1, 기권 8로 통과됐다. 이로써 세무사도 재무진단(기업진단)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세무사회 50년 숙원과제를 성취하게 되었으며 세무사의 자존심과 명예를 되찾고 업무영역을 확대하게 되었다.

 

세무사는 그동안 세무사가 재무진단(기업진단)을 하지 못하므로 자존심을 훼손당하고 경영지도사나 공인회계사에게 수임업체를 빼앗기는 경우가 있었는 바 세무사도 재무진단(기업진단)을 할 수 있으므로 세무사의 자존심을 되찾고 업무영역을 빼앗기지 않고 오히려 업무영역을 확대하게 되었다.

 

세무사신문 제581호(201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