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심판원 결정문의 ‘가독성'이 한결 높아질 전망이다.

난해한 세무용어는 최대한 읽기 쉽게 풀어쓰고, 결정문 개요 부분에 과세처분 쟁점이 명확하게 나타나도록 간결하게 정리하는 등 납세자와 일반시민 입장에서 보다 읽기 쉽게 개선될 예정이다.

조세심판원은 지난달 22일 납세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심판원 업무의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결정문 간소화 방안을 마련, 향후 생산되는 결정문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현행 결정문 작성방식은 지난 1994년부터 유지되어 왔다.

표지, 주문, 이유 부분으로 구성돼 권익위나 국세청 등 행정기관들의 심판결정문 양식과 거의 유사하지만, 주문과 이유 부분만 기술된 법원 판결문 및 감사원 결정문 등과 형식이 다르다.

청구인주장이나 처분청의 처분배경 등을 보다 상세히 알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중복기재 및 장황한 서술로 완결성과 가독성이 떨어져 납세자가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판원 스스로도 결정서를 작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심판원은 이런 문제점을 고려해 결정문의 기본 형태는 유지하되, 중복기술 부분을 최소화 하고 어려운 법령을 중반에 나열하는 대신 관련 법령을 요약·정리하는 방법으로 결정문을 간소화하기로 했다.

가장 크게 변화되는 것은 결정문의 개요 부분이다. 심판원 판단근거의 핵심이나 마찬가지인 과세처분과 관련된 쟁점을 개요 부분에 보다 명확하게 표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 결정문 작성 시 ‘사실관계 및 판단’ 항목에 기재됐던 과세처분과 관련된 기초적인 사실관계 사항을 결정문 개요 부분에 모두 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과세처분과 관련된 청구인의 신고 등 행위 ▲과세이유, 처분일자, 세목 및 세액 등 처분청 과세내역 ▲이의신청, 심판청구일자 등은 향후 결정문 처분개요 부분에 기술될 예정이다.

또한 개요 다음에 기술되는 ‘청구인 주장 및 처분청 의견’ 부분에 관련 증빙 등과 함께 상세히 기술해서 기존 ‘사실관계 및 판단’ 부분과의 중복기재를 방지할 계획이다.

특히 쟁점이 여러 개인 사건의 경우, 쟁점별로 청구인의 주장과 처분청의 의견이 명확히 대응되도록 기술해서 결정문의 맥락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결정문 중반부에 길게 나열시켜 가독성을 떨어뜨린 주범이었던 ‘관련 법령’ 파트 기술방식도 개선된다. 향후 사실판단 사건의 경우에는 결정문에 관련법령 항목을 별도로 기재하지 않고 사실관계 및 판단 항목에 요약해서 기재하기로 했다.

법률판단 사건의 경우에는 관계된 법령 숫자에 따라 결정문 형식을 유동적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관련법령이 1∼3개로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엔 사실판단 사건과 마찬가지로 별도로 관련법령 항목을 기재하지 않고, 관련법령이 4∼7개인 경우엔 현행 결정문과 동일하게 관련 법령 항목에 기재하며, 관련법령이 8개 이상인 경우엔 법령 항목과 별지(7개 초과)부분으로 이원화시켜 기재하기로 했다.

심판원 최종 결정문 이전에 위치한 ‘사실관계 및 판단’ 부분도 최대한 기본적으로 핵심적인 내용만 간결하게 담아서 청구인 주장 및 처분청 의견 부분과 중복되는 문제점을 최소화시키기로 했다.

심판원 관계자는 “결정문 자체도 납세자에 대한 하나의 행정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결정문 간소화 방안을 통해 납세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이후 불복 단계인 법원의 심리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무사신문 제581호(201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