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들이 읽고 이해하기 너무 불편하고 어려웠던 세금 관련 법령들이 ‘읽기 쉽고, 찾기 편리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면 개정된다.

우선 우리나라 모든 사업자들과 관련된 ‘부가가치세법'을 시작으로 주요 세법 조문들이 혁신적으로 개편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8일 서울시 가락동 한국조세연구원에서 ‘새로 쓴 부가가치세법 전면 개편안 공청회'를 열고, 지난 36년 동안 단 1번도 전면 개정하지 않았던 부가세법을 획기적으로 개편한 새로운 법령안을 발표했다.

재정부 세제실은 지난해부터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부가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등 3개 세법을 보다 명확하고 알기 쉽게 개정하기 위해 ‘조세법령 새로 쓰기'사업을 진행해 왔다.

내국세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큰 부가세를 세법 새로 쓰기 사업의 첫 작품으로 선택, 지난 2년 동안 교수, 세무사, 변호사, 회계사 등 각계 조세 전문가들과 공동작업을 실시했고 이날 부가세법 전면 개정안을 내놓았다.

새로 바뀐 부가세법은 무엇보다 납세자들이 읽기 쉽고, 자신과 관련된 조문을 찾기 쉽도록 ‘스마트’하게 바뀌었다.

특히 그동안 법률과 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조문번호가 서로 달라 납세자가 이쪽 저쪽 뒤적거리며 관련 조문을 일일이 찾아야 했던 불편함을 단 번에 해결했다.

전면 개정된 부가세법은 법률을 중심으로 법·시행령·시행규칙에 규정된 관련 내용의 조문번호를 모두 통일시켰다.

또한 납세자들이 쉽게 부가세 실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멀리 떨어져있던 관련 조문들을 순서대로 나열했다.

현행 부가세법을 참고해 부가세 세액을 계산하려면 17조, 32조의2, 32조의5 등에 산재한 조문을 직접 찾아봐야 하지만, 새로 쓴 부가세법에서는 37조부터 47조까지의 조문을 순서대로 읽어 내려가면 세액 계산 방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한 조문 안에 같이 규정했던 세법의 원칙적 규정과 비과세·감면 등 특례를 확실히 분리해 세법이 오히려 납세자 세금 계산을 헷갈리게 만들었던 문제도 해소했다.

이 외에도 국문학자를 세법 새로 쓰기 작업에 참여시켜, 어려운 용어들을 순화하고 표현은 더 명확히 규정해 납세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쉼표 하나 없이 길게 쓰여진 조문들도 각 호로 분리해 간결하게 구성했고, 납세자 권리·의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시행령 규정들은 법률에 직접 담았다.

세액계산 과정 등 말로만 표현하기에 어려운 규정들은 표와 산식을 사용해 쉽게 설명했다.

이인기 기획재정부 세제실 조세법령개혁팀장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법률 조문번호 체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했다”며 “세법 조문번호와 시행령 조문번호를 통일하는 등 납세자가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읽을 수 있는 세법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부가세법 전면 개정안은 공청회에서 제시된 건의사항 등을 반영해 다음달 중 입법예고를 거쳐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며, 빠르면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세무사신문 제585호(201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