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근로자 세금인상’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정부가 공식 발표 5일 만에 2013년 세법개정안의 핵심인 소득세법 개정안 일부 내용을 전격 수정했다.

당초 논란이 됐던 소득세 부담 증가 분기점을 연봉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한 연소득 5500만원∼7000만원 구간 근로자도 자녀 양육비 등을 고려해 세금 부담 인상액을 연간 2∼3만원 수준으로 대폭 줄일 계획이다. 이는 당초 해당 소득구간 세금 인상 예정금액(약 16만원)보다 한층 줄어든 결과다.

지난 13일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 가운데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개편과 관련, 중산층 소득세 인상부담을 고려해 총급여 4000∼7000만원 구간 근로소득공제액 한도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수정된 개정안에 따르면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의 근로소득공제액 한도가 현행 50만원에서 66만원으로 상향조정, 세액공제 개편에 따른 추가적인 세금 부담이 없도록 재설계됐다.

또한 총급여 5500~7000만원 구간도 근로소득공제한도를 종전 50만원에 63만원으로 올려, 세액공제 개편에 따른 추가적인 소득세 부담을 연간 2~3만원 수준으로 제한했다.

이번 개편에 따라 해당 소득구간 근로자 229만명이 세금 부담 수준이 낮춰질 전망이다.

참고로 당초 정부가 설계한 기준(연소득 3450만원부터 세부담 증가)에 따르면 전체 근로소득자 중 28%(434만명)의 세금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는데, 수정된 소득세법에 따라 실질적인 소득세 증세인원이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된 셈이다. 이번 소득세제 수정개편으로 연간 약 4400억원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는 야권에서 제기하는 고소득층 증세방안(38% 최고세율 적용되는 과표구간 3억원→1억5000만원 인하)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기재부 김낙회 세제실장은 "이번 소득세법 개정안이 세부담 형평성 차원에서 보다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정안에 따라 부족해진 세수는 고소득층 및 대기업 과세강화 조치로 복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고소득 자영업자와 대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방안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일정 수입금액 이상 사업자에 대한 전자세금계산서 발급을 의무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세무조사 대상 선정 시 FIU 금융정보를 활용하고 대형유흥업소, 고급주택 임대업종에 대한 탈세점검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기업 위주의 투자세액공제를 지속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국가간 정보교환협정 확대를 통해 대기업 역외탈세 조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세무사신문 제610호(2013.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