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보편화되면서, 해외현지법인을 매개로 한 '역외탈세' 시도 또한 암암리에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내 기업들의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세무상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아울러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와 관련해, 신고의무를 위반한 이들에 대한 제재조치도 강화도 추진된다. 역외탈세 등으로 조성된 검은 자금이 ‘지하경제’를 살찌우는 것을 차단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기획재정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세법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해외현지법인 ‘돋보기’ 들이댄다 = 세계 각 지역에 산재해 있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관리감독이 대폭 강화된다. 현재도 기업들이 직접투자해 설립한 해외현지법인 명세서 등을 제출의무화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해외현지법인의 손실거래명세서도 제출 의무화한다.

특정 기업의 해외현지법인들의 매출현황을 면밀히 파악해, 과세권을 행사할 부분은 행사하는 등 해외현지법인을 활용한 역외탈세 시도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금까지는 국내 모법인이 해외현지법인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한 경우, 자료제출 의무불이행시 과태료를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10%의 지분만 소유한 경우에도 자료제출 불이행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금까지는 과세관청의 자료제출 요구(보완요구 포함)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만 한해 과태료를 부과(금액 1000만원 이하)했지만 앞으로는 제출요구가 없더라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무조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법인 뿐만 아니라 개인도 해외현지에 회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 예외가 인정되지 않는다.

 

□ "해외금융계좌신고 의무위반, 제재 강도 높아진다” = 해외금융계좌신고 의무를 위반한 경우 제재 강도도 더욱 단단해 진다. 지금은 없는 ‘미소명 과태료’를 신설, 과세관청의 미신고·과소신고 금액에 대한 자금출처 소명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방침. 과태료 금액은 소명요구 불이행 금액의 10%로 설정했다. 단, 이는 개인의 경우에만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개인의 경우 소득 종류(소득세법상 과세가능 소득여부 확인)를 확인해야 과세 가능하기 때문에 계좌잔액 출처에 대한 소명이 필요하다”며 "법인은 계좌 잔액을 출처에 관계없이 과세 가능하기 때문에 미소명 고태료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여러 연도에 걸쳐 신고의무를 위반한 경우, 계좌별로 최초 미신고 금액과 이후 증가분만을 소명하게 하는 등 신고의무 위반자의 소명부담은 과중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재부는 국가간 과세에 활용할 수 있는 금융정보의 교환 폭을 넓히고 정기적 정보교환(자동정보교환) 대상에 거주자와 내국법인(현재는 비거주자, 외국법인)을 추가하기로 했다. 만약 금융사가 정부당국의 정보제공 요구를 묵살할 경우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조세조약 미체결국의 외국인투자는 각종 조세감면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정보교환이 되지 않는 조세조약 미체결국의 외국인투자는 투자자 실체 파악이 어려워 내국인의 우회투자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무사신문 제610호(2013.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