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지하경제 규모는 314조3천억원에 달하며, 이중 자영업 지하경제 규모는 139조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증세보다 지하경제 과세 강화가 먼저다’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작년 징수 가능 최대세수의 48%만을 실제 세금으로 거뒀고 이는 높은 지하경제 비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비중은 2010년 기준 GDP의 24.7%로 미국 일본 영국 등 여타 선진국 뿐만 아니라 OECD 가입국 평균 18.3%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 지하경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영업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점으로, 1999~2010년까지 우리나라 지하경제의 44.3%가 자영업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연구위원은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314조3천억원, 자영업 지하경제 규모는 139조2천억원, 자영업 탈세규모는 38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지난 2005년 고소득 자영업자 세무조사 시작 이후 하락하던 소득탈루율이 2009년 이후 더 이상 낮아지지 않고 있고, 2009년 5만원권 발행 이후 현금경제화 우려가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비중은 1999년 28.3%에서 2009년 24.5%까지 하락했다가 2010년 24.7%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는 현금거래를 활용한 거래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의 축소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신용카드 사용액은 빠르게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크카드 또는 현금영수증 사용액은 크게 늘지 않으면서 과세당국이 추적하지 못하는 소비지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와 함께 지난 14일부터 FIU정보의 국세청 제공 범위가 확대됐지만 정보전체를 국세청이 실시간 활용하려던 당초안보다 후퇴했고, 현금수입의 개인금고 및 은행대여금고 보관, 5만원권 환수율 저조, 골드바 판매 증가 등에 비춰볼 때 현금경제화를 통해 지하로 숨으려는 경제활동이 늘어나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역설’이 현실화되는 것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그는 현금수입 위주의 고소득 자영업을 중심으로 소득탈루가 계속되고 있고 과세당국이 추적하지 못하는 소비비중이 늘고 있으므로 증세에 앞서 지하경제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소득누락분을 신고하면 경제적 보상을 주고, 고액체납자에 대해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무사신문 제617호(2013.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