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경애 코리아 타임즈 경제부 기자
지난 10년간 2,500원에 묶여있던 담배가격의 봉인이 정부가 9.11 금연종합대책의 핵심정책으로 발표하면서 해제되었다. 담뱃값이 물가상승율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도록 하는 물가연동제를 도입할 계획이라 흡연자와 비흡연자간의 의견이 극렬히 양분되고 있다.
일부 시민들과 상인들이 사재기의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는 사재기 적발 시 최고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사재기단속이 어려워 보인다.
“종전에는 담뱃값 인상 이후 금연효과가 단기적으로 나타나다가 정체되었다. 물가연동제가 도입되면 금연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담뱃값이 지난 10년간 오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너무 싸고 이 때문에 흡연율이 높았다. 담뱃값의 물가연동제는 바람직하고 국민건강증진과 간접흡연 피해 등을 고려하면 물가상승률보다 더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외에 담뱃값을 물가에 연동하는 정책이 박근혜정부의 막대한 복지예산을 위한 세수확보 드라이브에 도움을 주기 위한 고육책중의 하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실 정부입장에서는 담뱃값을 물가와 연동하면 가격 인상 때마다 발생했던 사회, 정치적 논란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월하게 담배관련 세금을 거둘 수 있다. 따라서 국민건강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려는 사실상 증세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번 인상으로 세수가 약 2.8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담배 1갑 의 가격은 유통 마진과 제조원가의 비중이 38%가고 62%는 세금과 부담금으로 구성된다. 세금과 부담금은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폐기물부담금 등이다.
정부안대로 2,000원이 인상될 경우, 이 모든 세금이 올라갈 뿐 아니라 새로운 세금항목이 추가된다. 바로 개별소비세(국세)가 신설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세금과 부담금이 62%에서 73.3%로 증가하게 된다. 담뱃값에서 정부가 떼는 돈이 커졌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번에 담배에 국세를 부과하는 이유로 미국, 일본, EU 등 대부분 선진국에서도 흡연억제를 위해 담배에 대해 국세를 부과중임을 들고 있다. WHO에 따르면 국가별 성인남성의 흡연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으로, 다음이 중국, 태국 , 헝가리 순이었다. 담배가격은 노르웨이가 한 갑당 16,477원으로 가장 높았고 중국이 909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작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전국 19세이상 성인남성 흡연율이 43.7%에 달해 세계최고의 흡연율로 연간 사망자 5만8천명에 달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 담뱃값은 2004년 이후 10년째 동결되어 담배실질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OECD 34개국 중 최저 수준으로 상당폭의 가격인상이 필요하다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 OECD국가들의 15세이상 남성흡연율이 2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회원국 최고수준인 37.6%를 올해 상반기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금연종합대책을 통해 2020년까지 성인남성 흡연율을 29%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10년 전인 2004년 2,000원하던 담뱃값을 500원 인상했을 때 한국 성인남성흡연율은 57.8%였고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금연캠페인으로 지속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담뱃값이 물가와 함께 계속 오르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저소득층에는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여유가 있는 계층은 가격이 몇 천원이 올라도 특별한 부담이 없지만 그렇지 않는 계층은 금전적 고통이 클 수 있다”고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말했다.
결국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저소득층은 가격이 오른 담배를 속절없이 구입해야 돼 고소득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담뱃세를 부담해야 한다.
임 연구위원은 “담뱃값의 물가연동으로 걷힌 돈을 국민 건강을 위해 쓰면 좋지만, 다른 용도에 사용한다면 (담뱃값의 물가연동제는) 정당하다고 얘기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번 담뱃값 인상에 대해 국민의 의견은 철저히 배제되었다는 것이 또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담뱃값을 올리기 위해 고쳐야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별소비세법,지방세법 개정안이 9월 12일 입법예고 되었고 바로 전날 정부의 종합금연대책이 발표되었다.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 소관부처들이 입법예고 마감일을 15일 정하면서 실질적으로 국민이 담뱃값인상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이틀에 불과했다.
법무법인 주원의 문주영 변호사는 “담뱃값은 10년 만의 인상이고 인상폭도 전례없이 큰 데다 개별소비세라는 새로운 세금을 부과한다는 점에서 입법예고 기간이 너무 짧으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한국납세자연맹회장)는 “사람들이 한 끼 식사값에 맞먹는 해외 프랜차이즈 커피를 저렴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인식에 따라 마시는 것이듯 담뱃세 인상보다 금연정책 강화 등 비가격 정책을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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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신문 제636호(2014.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