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욱 / MBN 경제부 차장
시계추를 5개월 전으로 돌려보자.
최경환 신임 경제 부총리와 새로운 경제팀이 다양한 규제개혁과 소비 진작책을 발표하면서 한국경제가 곧 살아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흘러 나왔다.
주가는 7월 30일 2,080선까지 올라섰고 위례 신도시에서는 일부 아파트의 분양 평균 경쟁률이 100대1을 넘으면서 부동산 활황기인 지난 2006년 이후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경제는 최근 암울한 전망과 함께 급속히 위축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KDI는 내년 경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5%로 낮추었고,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도 최근 경제 상황을 봤을 때 내년 성장률 3.9%(한국은행이 전망한 수치)를 유지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유로존 경제 부진이 생각보다 좋지 않고 중국 경제 성장세도 급속히 둔화되고 있다며 전망치 달성의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세계 경제는 2008년 이후 늘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최근 침체되는 이유에 대한 정확한 해답은 아닐 듯 싶다.
그렇다면, 이 같이 한국경제가 좀처럼 살아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소비와 기업투자가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와 투자 부진 그로인한 경기 침체. 경기 침체로 인해 더욱더 가계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미루고. 이와 같이 소비와 투자 부진, 경기침체가 톱니바퀴처럼 악순환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KDI는 민간 소비 증가율이 올해 1.7%에서 내년 2.3% 성장하는데 그치고, 기업의 설비 투자는 올해 4.7%에서 내년 3.3%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유가 하락이 그나마 위안거리이다. 지난주 경기도에 리터당 1,400원대 주유소까지 등장했다는 뉴스도 나왔다. 일반적으로 유가 하락은 기업의 생산비용을 감소시키고 소비자의 구매 여력을 확대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식된다. 우리와 같은 원유수입국에는 더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일 때 얘기이고 최근처럼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면서 오히려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로, 유가 하락으로 인한 긍정적 파급 효과는 줄어들고 오히려 물가를 낮춰 경제 성장률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일할 노동력조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고령화로 인해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일본처럼 제조업 공동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젊은 노동 인구가 줄어들고 앞서 말한데로 설비투자가 위축되면서 저(低)성장의 함정에 빠진 일본 경제의 패턴을 한국이 따라갈 가능성을 이제는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예단한다.
일본의 전철을 따라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제라도 투자 부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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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신문 제642호(2014.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