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장기화로 강원지역 생활용수 부족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19일 도에 따르면 현재 마을상수도를 이용하는 도내 12개 시·군 457개 마을에서 물 부족으로 생활용수를 지원받거나 제한적으로 급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11개 시·군의 26개 마을, 907가구 2천93명의 주민이 급수차나 소방차 등에 의해 급수를 지원받고 있다.

5개 시·군의 19개 마을 726가구 1천592명은 제한 급수로 불편을 겪고 있다.

지방상수도를 이용하는 속초시는 지난 17일부터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일정시간 단수를 하는 제한 급수에 돌입했다.

가뭄 사태 극복을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며 군·경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공군 제18전투비행단은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강릉시 강동면 4천950㎡의 농지에 소방차와 제독차를 활용해 긴급 농업용수를 지원했다.

군은 이날 96명과 장비 16대를 투입, 190t의 급수를 지원하는 등 그동안 587t의 생활용수 등을 공급했다.

강원경찰청도 정선 화암면과 평창 대관령면 일대를 찾아 시위진압용 급수차로 논과 밭에 물을 대는 등 795t의 급수를 지원하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수자원공사 강원본부도 그동안 500㎖ 병물 8만7천500병을 지원했으며, 전국재해구호협회도 6개 시·군 11개 마을에 생수 3천72박스를 보냈다.

이 같은 지독한 가뭄에 도 대표작물인 감자·옥수수의 작황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위기를 맞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이 최근 도내 18개 시·군의 감자, 옥수수 생육상태를 조사·분석한 결과 올해 유난히 적은 강수량으로 작물의 생육이 크게 저조해 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7월 초 본격적인 출하를 앞둔 봄 감자의 생육 부진이 심각한 상태이다.

올해 강릉지역 봄 감자의 평균 줄기 당 열매 수는 4.5개로 지난해 6개보다 1.5개가량 적고 평균 지름 또한 4.3㎝로 지난해 5.9㎝보다 1.6㎝ 작았다.

옥수수도 지난해보다 줄기 길이가 10∼60cm, 잎 수는 1∼2개가량 적어 생육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옥수수는 육묘파종 한계 시기를 7월 초까지로 보는 만큼 최악의 상황까지 이르진 않았으나 7월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수확량 감소 등이 우려된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도내 밭 토양의 건조함도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밭작물 파종률이 76.9%에 불과하고, 특히 고랭지채소는 49.5%로 극히 저조하다.

15개 시·군 3천437㏊에서 시듦 현상으로 작황 저조가 우려되고 있으나 급수는 58.1%인 1천997㏊에 불과하다.

논 작물인 벼도 62㏊는 아직 이앙조차 하지 못했고, 이앙한 논 중 649㏊는 물 마름으로 바닥이 균열하고 있다.

가뭄과 이상 고온현상에 병해충이 발생하는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도내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밤나무 산누에나방' 애벌레가 최근 급속히 번지면서 신고된 피해면적만 60㏊에 달한다.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벼룩잎벌레와 뿌리혹병, 진딧물 발생이 우려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도는 국비 및 특별교부세 53억6천만원을 확보, 가뭄피해지역 지원에 나서는 한편 장비 및 인력을 총동원, 생활·농업용수 공급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이날 현재 1만2천730명과 4천104대의 장비를 동원, 1천145개의 관정을 뚫어 축산농가의 가축 마시는 물과 생활용수 지원 등 용수공급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앞으로 농업용수 확보 및 급·관수에 장비를 최대 지원해 고랭지 배추 정식 및 두류·잡곡 파종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운반·제한급수 등 생활용수 공급 안정 방안을 추진하면서 물 아껴 쓰기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