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경기도 6개 불교부단체가 거세게 반발한 조정교부금 특례 폐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재정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원과 성남, 화성, 과천, 용인, 고양 등 6개 시는 재정수요보다 수입이 많아 중앙정부로부터 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다.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은 20일 '정부3.0 국민체험마당'이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면담하고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홍 장관은 "경기도 불교부단체가 조정교부금 조성액의 90%를 우선 배분받는데, 이 비율을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낮추는 것도 대안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수원 등 6개 불교부단체는 경기도 조례에 따라 도가 나눠주는 조정교부금 조성액의 90%를 배분받는다. 반면 경기도의 다른 시·군은 조성액의 50% 안팎을 배분받는다.

홍 장관은 불교부단체의 특례를 일시에 없애면 재정충격이 크기 때문에 완화 방안으로 시행령에 경과 규정을 넣어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예시로 제시했다.

그는 또 남경필 지사가 재정충격 완화와 지방재정 확충 노력 등을 요청했다며 특례 폐지로 경기도 전체의 교부세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되겠지만 어떻게 보완할지는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2014년 조례 제정 당시 90% 기준을 도입했다. 6개 불교부단체에 조정교부금 배분율을 낮추면 다른 시군의 조정교부금 수입이 늘어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교부세가 준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홍 장관은 "재정충격을 100% 보전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성남의 경우 결산 결과 세계잉여금이 수천억원이고 세입 증가요인 등에 따라 재정충격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충격이 있다니까 완화 방안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이날 남 지사가 경기 시군의 의견을 수렴한 방안을 홍 장관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경기도 자치단체 간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지사는 홍 장관과 면담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도 6개 단체의 의견을 취합해 되도록 단일화된 의견을 가지고 오늘 장관을 만나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됐다"며 "현재까지 있었던 내용과 입장차 등을 장관에게 설명하고 조금 더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요한 것은 되도록 많은 지자체가 함께 의견을 모아 정부와 대화해야 하는데 일단 그것 자체가 안됐다"며 "조금 더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