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회는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향후 인사청문회 및 연예인 탈세 관련 사건에서 ‘세무사 실수’라는 허위주장이 제기될 경우 법적대응 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난달 배우 박해일의 건강보험료 축소 납부 논란과 관련, 다수 언론에서 ‘세무사의 실수로 박해일이 아내 회사에 등록됐다’고 보도한 것에 따른 조치이다.
세무사회의 박해일 소속사에 대한 강경대응 조치와 법적 조치 등 확고한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는 10여개 일간지와 방송 및 조세전문지에서 일제히 비중있게 보도됐다.
세무사회는 보도자료에서 “앞으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및 연예인 세금탈루 등에서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세무사 실수’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거나 이를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하는 경우 진위여부를 끝까지 밝히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경입장을 밝혔다.
배우 박해일의 건강보험료 축소 납부는 결국 오해에 따른 허위사실로 밝혀졌고 박해일 소속사 측은 “세무사 실수라고 언급한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공식 해명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 10여 개의 주요일간지 및 조세전문지 등 언론들은‘청문회 및 탈세 관련 사건에서
세무사 실수라는 허위주장이 제기될 시 법적대응을 하겠다' 는 세무사회의 입장을
일제히 보도했다.
하지만 박해일 소속사의 이런 공식 해명에도 불구하고 조세전문자격사로서의 명예가 실추된 한국세무사회 소속 1만2천여 세무사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특히 이번 박해일 사건과 관련해 세무사들이 더욱 격앙된 이유는 건강보험 관련사항이 세무사 본연의 직무도 아니며, 설사 이를 대행하더라도 건강보험 신고 등은 개인 인적사항이 들어가기 때문에 박해일 본인의 동의 없이는 아내 회사의 직원으로 등록할 수가 없다는 점에서다.
이에 한국세무사회는 즉각 박해일 소속사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보도자료를 내 허위 주장에 대한 법적대응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
한국세무사회의 이 같은 조치에 박해일 소속사 측은 26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 “‘세무사의 실수로 박해일이 아내회사에 실수로 등록되었다’ 등의 언급은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속사 대표도 ‘세무사 실수’라는 언론보도와 관련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보도자료의 첫머리에 세무사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하는 문구를 넣었다”면서 “세무사를 언급한 기사 등 사실과 다른 언론보도에 대해 모두 삭제요청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세무사회가 강력한 법적대응을 표방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비단 박해일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 고위공직자의 인사청문회나 연예인 탈세와 관련된 사건에서도 당사자들이 ‘세무사 실수’, ‘세무사 잘못’ 등을 주장하며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고 세무사에게 잘못을 떠넘기는 행태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이모 전 헌법재판관(2005년), 이모 전 대법원장(2007년), 김모 전 외교통상부장관(2010년), 정모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2011년) 등의 인사청문회와 유명 개그맨 강모씨(2011년), 배우 송모씨(2014년) 등 세금탈루 사건 때마다 당사자들이 ‘세무사 실수’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졸지에 탈세조력자로 낙인 찍혔다. 그러나 이중 대부분은 세무사의 개입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세무사회의 강력한 진상규명 작업을 통해 허위 주장임이 밝혀졌다.
김모 전 외교부장관의 경우 2010년 인사청문회 때 주택매매 다운계약서를 세무사가 작성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한국세무사회가 강력히 해명을 요구하자 “본인의 착오였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세무사회 회원들에게 본의 아니게 우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송구
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정모 전 문체부장관의 경우도 2011년 인사청문회 오전 발언에서 자녀의 이중소득공제는 ‘세무사의 착오’라고 밝혔으
나, 세무사회가 강력 반발하자 오후 속개된 청문회에서는 ‘의원실(본인)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며 당초 주장을 정정하고 사과했다.
또한 2011년 유명 개그맨 강모씨는 세무조사를 통해 수억 원을 추징당해 말썽이 일자 담당 세무사의 ‘세무신고 착오’라고 주장했다. 2014년에는 배우 송모씨가 3년 간 25억 원이 넘는 세금을 탈루한 것이 드러났을 때 ‘세무사의 업무상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
으나, 이때 세무신고를 한 자격사는 세무사가 아닌 공인회계사로 밝혀졌다. 이 회계사는 송 씨의 탈세 문제와 관련해 당시 직무정지 1년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결국 한국세무사회의 이번 입장 표명은 각종 인사청문회와 연예인 탈세 관련 사건에서 걸핏하면 자신의 잘못을 세무사 탓으로 돌리면서 세무사의 명예가 크게 훼손된 과거 사례에 대해 “이제부터는 그러한 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확고함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송만영 홍보이사는 “‘세금’과 관련된 문제이니 자격사 구분을 못하고 ‘세무사’라고 표현했겠지만, 연예계의 인식결여가 세무사라는 조세전문자격사의 명예를 한 방에 실추시킨 어이없는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며 당시의 허탈감을 표현했다.
백운찬 한국세무사회장은 “앞으로 인사청문회나 연예인 탈세 등과 관련해 납세자 권익보호에 매진하는 세무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거나 허위주장을 펴는 경우에는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공인은 자신의 문제에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하며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무사신문 제685호(201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