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현행 5%로 돼 있는 공개매수 최소 지분 요건을 높이고 의무공개매수제를 도입하는 등 공개매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장욱 덕성여대 교수는 7일 한국M&A협회와 한국회계학회,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이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M&A 활성화를 위한 제안' 세미나에서 "기업 경영 환경이 복잡하게 변하고 있고 경제도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어 M&A의 중요성이 부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교수는 자본시장법상 지분 5% 이상을 매입할 때 공개 매수하도록 한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5% 지분 매수는 현실적으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수준이 아닌데도 공개매수를 강제하는 것은 인수자의 인수방법 선택폭을 제한하는 문제가 있다"며 "인수기업 입장에서는 번거로운 공개매수를 피하려고 대규모 지분을 가진 소수 주주에게서 주식을 인수하게 되고, 이는 지배주주와 소수주주 사이의 이해상충 문제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영국(15%), 독일(30%), 일본(33%) 등 해외의 공개매수 최소 요건을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도 지분 요건을 높이는 대신 공개매수 시 일정 비율 이상의 지분을 매수하도록 하는 의무공개매수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하면 인수자의 매입규모는 증가할 수 있지만 주당 매수 가격은 하락하고 지배주주와 소수 주주 사이의 이해 상충 문제가 완화된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작년 국내 M&A 거래대금은 118조8천억원, 거래 건수는 623건을 기록하며 거래대금 면에서는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작년 국내 M&A는 주로 상장기업이 비상장기업을 인수(55.4%)하거나 비상장기업간 합병(34.0%)하는 데 집중됐고 상장기업간 M&A는 4.4%에 불과했다"며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 등 가치제고형 M&A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상장사간 M&A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M&A 활성화를 위한 회계·세제·금융·기업가치평가 이슈에 대한 발표도 열렸다.

회계 이슈 관련 발표를 맡은 정석우 고려대 교수는 "회계정보는 합병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이고 세무문제와도 밀접하게 관련돼있는 만큼 그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며 "합병과 관련된 회계정보의 공시 관련 규제를 더욱 엄격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