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이사가 회사의 주식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회사를 실제로 경영하지 않았다면 제2차 납세의무를 지워 체납한 세금을 과세토록 할 수 없다.

 

국세심판원은 지난달 29일 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돼 회사의 체납세금을 납부하라는 통지서를 받고 심판청구를 제기한 A씨에 대해 “국세청의 세금부과는 잘못된 것”이라고 결정했다.

 

심판원에 의하면 A씨는 중소기업인 B법인의 전체주식 중 29%를 소유하고 있었고 회사 출자자명부에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그러나 B법인의 대표이사가 지난 1998년 사업연도 귀속 법인세를 계속해서 체납하자 국세청은 지난해 4월 체납세액 중 A씨의 출자지분을 바탕으로 계산한 4300여만원의 세금을 부과·고지했다. 

 

A씨는 이에 B회사의 과점주주이며 이사로 등재돼 있긴 하지만 실제 회사경영을 하지도 않았고 중요업무에 관여한 사실도 없다며 국세청이 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하고 체납세액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으나 국세청은 A씨가 이사로 등재돼 있다는 사실이 곧 법인의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세금부과는 정당하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심판원은 “비록 법인의 과점주주로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에 있고 법인의 이사 등 직위를 유지한다 해도 법인의 경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 2차 납세의무를 부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또 “A씨가 B법인의 과점주주요건을 가지고 있고 이사로 등재돼 있지만 급여수령액이 1998년 800여만원, 1999년 230여만원에 불과하다”며 “B법인과 같은 중소기업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대주주인 대표이사를 실질 경영자로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고 처분청이 과세권 행사시 A씨가 B법인을 경영했다는 사실에 대한 아무런 조사도 없이 2차 납세의무를 지워 과세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 410호(2005.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