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권을 갖고 있었으나 잊고 지냈던 시골 폐가의 신발 때문에 무려 1억2000만원이 넘는 세금을 낼 뻔한 납세자가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

소유권이 있더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는 폐가는 주택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국세심판원은 15일 “지난해 7월 서울에 사는 A씨가 관할세무서를 대상으로 청구한 양도세 적부 심판을 검토한 결과 A씨의 주장이 이유있다고 판단, 세금부과 취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의하면 A씨는 지난 2003년 10월 자신 소유의 주택을 매도하고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신청을 냈으나, 관할세무서는 A씨의 부인이 경기도 여주에 주택을 1채 보유하고 있다며 1억2000여만원의 양도세를 부과했다.

A씨는 한 무속인이 허락없이 굿당을 설치해 영업을 했으나 실제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폐가이기 때문에 이를 주택으로 보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할세무서는 이 건물이 낡았으나 조사 당시 방앞에 신발 2켤레가 있었고 마당에 있는 호스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는 점 등으로 미뤄 주택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심판원은 이 건물에 상수도가 설치된 기록도 없으며 전기조차 가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무속인도 무단으로 이를 사용했다고 시인했다며 양도세 부과 취소결정을 내렸다.

심판원 관계자는 “이 건물에는 지금까지 재산세도 부과된 적이 없어 폐가임이 이미 입증됐다”며 “원칙적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는 주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 409호(2005.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