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OECD국가들의 환경세 논의동향

 

EU회원국을 비롯한 OECD국가들 사이에서는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억제, 화석에너지 사용제한, 에너지/탄소세 등 환경세도입 등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그동안 OECD국가에 있어서 환경세제는 환경정책적인 측면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규제개혁의 측면과 재정개혁의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운영되어 왔다.

 

기존의 환경정책수단인 직접규제가 환경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직접규제방식에 추가하여 환경세나 오염권 거래제도와 같은 경제적 유인수단을 고려하는 한편, 90년대 들어 OECD국가들의 평균 조세부담률이 38%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환경관련지출 또는 전반적인 재정지출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환경세가 상당한 매력을 가지게 되었다.

 

반면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문제와 이에 따른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여 대기오염의 저감을 위한 차원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는 1992년 리우에서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면서부터 본격화되었다. 기후변화협약의 실질적인 이행을 위하여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규정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교토의정서에서는 대기오염저감을 위한 1차적인 목표연도를 2008년에서 2012년까지로 두고 1차 기간 동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감축수준은 각국의 경제여건을 고려하여 차별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자국내에서 모두 이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배출권의 거래나 공동사업을 통한 감축분의 이전 등 의무이행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환경논의에 대응하여 EU에서는 2003년 10월 27일 신 최소에너지세제를 채택하고 금년부터 발효되도록 하였다. 동 지침은 에너지 제품간에 존재하고 있는 경쟁왜곡 감소와 에너지 사용을 효과적으로 하는 인센티브제 확대 및 기업에 세제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배기가스배출량 감축유도 등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침의 주요내용은 우선 EU 최소에너지세적용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세율을 인상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최소에너지세율은 mineral oil에 국한되어 있으나 이를 석탄과 가스, 전력과 같은 모든 에너지 제품으로 확대한다.

 

다만, 산업용이나 상업용으로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에너지제품과 난방연료로 사용되는 에너지 제품은 통상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에너지 제품에 대한 에너지세율보다 더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또한 상업용과 비상업용 경유에 대한 차별적인 에너지세를 적용할 수 있으며 상업용 에너지 제품의 경우 비상업용보다 더 낮은 에너지 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

 

2. 주요 국가의 환경세 도입 및 운용현황

 

OECD국가에서 에너지 소비절약 및 환경오염 저감을 목표로 부과하는 세금은 환경세, 온실효과의 주된 요인인 탄소의 함유량에 의하여 과세하는 탄소세(핀란드, 덴마크, 이태리,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아황산가스(SO2)의 배출량에 의하여 과세하거나 유황함유량에 의하여 과세하는 유황세(덴마크, 스웨덴), 에너지세, eco-tax(네덜란드의 지하수세, 덴마크ㆍ노르웨이의 염소화 솔벤트에 대한 세금 등) 등이 있다.

 

1990년 1월 핀란드가 세계 최초로 탄소세를 도입한 이래 북구 5개 국가들이 친환경세제개혁의 기치아래 경쟁적으로 탄소세를 도입ㆍ운영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많은 OECD국가들도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물품이나 활동에 대하여 기존의 세금을 중과하거나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기후협약관련 교토의정서에서 선진국들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정해진 것을 받아들여 독일, 이태리, 영국 등 EU주요국가에서는 CO2 배출억제를 목적으로 하는 「온난화 대책세」가 도입되었으며, 스위스에서도 2005년을 목표로 환경세가 도입될 예정으로 있다.

 

이와 같이 유럽에서 도입ㆍ운영하고 있거나 도입예정중인 친환경세제개편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세수 중립차원에서 Tax recycling을 실시하는 것이다. 환경세제 도입에 따른 세입을 기존의 노동관련 조세감면이나 환경개선시설투자 지원 등을 통해 기업에 환급하는 것이다.

 

둘째, 세율수준은 환경오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내재화하는 수준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환경오염 비용 산정 등의 어려움으로 적용에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환경세제 도입에 따른 상대가격, 조세부담 수준 등 제반여건을 감안하여 정치적으로 세율을 결정하고 있다.

 

셋째, 환경세의 세입은 대부분 일반회계로 전입시키고 일반회계로부터 정부부처별로 예산확보를 통해 각종 투자ㆍ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 우리나라의 에너지관련 세제

 

우리나라는 EU의 일부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탄소세와 같은 환경세를 두고 있지는 않으나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에 부과되는 세금이 환경세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석유제품에 부과되고 있는 세금과 부과금은 교통세ㆍ특별소비세, 교육세, 주행세, 관세 및 판매부과금등 각종 부담금이 있다.

 

교통세는 휘발유와 경유에 대하여 부과되는 세금으로 1994년부터 2003년까지 10년간 한시적으로 운용할 목적으로 도입되었으며 동 재원은 교통시설특별회계로 대부분(85.8%) 전입되어 도로ㆍ교량 등 SOC시설의 건설재원으로 활용되었다. 교통세 과세시한이 2003년말로 만료됨에 따라 지난해에 교통세법을 개정하여 2006년말까지로 3년간 연장한 바 있다. 특별소비세는 등유ㆍLPG(석유가스)ㆍLNG(천연가스)ㆍ중유 등에 부과되는 세금이고, 교육세는 교통세(또는 특별소비세)의 15%가 Sur-tax형태로 부과되며, 주행세는 휘발유ㆍ경유에 대하여 교통세의 18%가 부과된다.

 

이외에도 석유류에 대하여는 부과금ㆍ부담금ㆍ품질검사수수료 등이 부과되고 있다. 이러한 석유제품에 대한 조세체계는 2000년 에너지세제개편을 통해 현재와 같은 형태로 변화되었다. 2000년에 추진된 에너지 세제개편은 에너지소비절약, 환경오염축소 등의 차원에서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율이 낮은 경유ㆍLPG부탄 등 수송용 유류의 세율을 인상하되 세율은 OECD 국가들의 유종간 상대가격비 수준 등을 고려하여 2006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으로 되어있다.

 

에너지 세제개편에 따른 추가적인 세입재원은 소득세 및 자동차세 경감, 전화세폐지 및 운수업계ㆍ장애인 보조금 지급 등을 위해 지원하고 일부는 공적자금 손실보전재원으로 활용하도록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세제를 OECD국가들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OECD국가들의 경우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64%수준이고 경유는 평균 58%로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세금비중이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환경에 큰 부담을 주는 산업용 중유의 경우 OECD국가들은 국제경쟁력을 고려하여 산업계에 상당한 조세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가정용 및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보일러 등유도 환경보호 및 에너지 소비절약을 강조하고 있어 타 연료에 비해 비교적 높은 상대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OECD국가에 비해 휘발유와 보일러 등유는 상대적으로 높고, 경유와 중질연료유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있는데 환경에의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환경오염정도가 높은 경유에 대한 세금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4. 향후 대응방안

 

기후변화협약 등으로 표출하고 있는 각국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순수하게 환경문제만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여질 수 있으나 온실가스 배출이 경제활동, 특히 에너지 사용과 밀접한 향후 각 나라의 경제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 다소비 업종 중심으로 경제구조가 이루어진 우리나라는 향후 환경협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지대한 만큼 저에너지소비, 환경친화적 에너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적인 노력과 함께 이를 위한 환경친화적인 세제개편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 하겠다.

 

한편, 2003.5.30 경제장관간담회에서 2005년도 경유승용차의 도입허용을 계기로 휘발유ㆍ경유ㆍLPG 등 주요에너지의 상대가격을 국제기준을 감안하여 재조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조세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진행중에 있으며 금년 6월중 연구용역 결과가 제시되면 하반기에는 정부부처나 관련단체 등과의 논의를 거쳐 금년말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우리부도 이 과정에서 환경친화적인 세제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제 387호 (2004.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