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40여명의 민간위원 및 정부관계자, 임향순 한국세무사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38차 세제발전심의원회(위원장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가 열려 올해 세법개정 방향과 간편납세제도 도입 추진의 부당성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간편납세제도와 관련한 주요 발표자 발언내용을 정리해본다.
◇임향순(한국세무사회장) = 현 상황에서 간편납세제도 도입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이유는 OECD회원국 과세자 비율은 80% 수준이고, 우리나라는 50%에 불과하다. 또한 세금계산서 수수질서는 문란하고 현금영수증제도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자영사업자와 근로사업자간 과세형평성에는 큰 문제가 있다. 근로소득자는 유리지갑으로 세금을 많이내고 자영사업자는 소득파악의 한계로 세금을 제대로 안내고 있다. 따라서 자영사업자의 소득파악과 실액과세가 중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조세개혁방향에 역행하고 있다고 본다. 즉 정부가 입안한 중장기 조세개혁방향을 보니까 자영사업자의 소득파악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되어 있고, 간이과세제도는 세부담 경감제도로 오인되어 세금계산서 발행도 안하고 있으므로 간이과세제도의 단계적 축소 및 폐지로 되어있던데 제2의 간이과세제도를 도입하려고 하는 것은 옥상옥 제도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중소기업이 조세감면제도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현재 중소기업에 대해 여러 가지 조세감면제도가 있으나 이를 기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이는 중소기업이 손해보는 것 이다.
매출액기준 적용범위 설정에 문제있다. 당초 20억원 미만으로 설정한다고 했을 때 전체 법인의 75%에 해당하고, 10억원 미만일 때는 전체 법인의 60%에 해당한다. 그 뒤 일정금액 이하라고 대상을 정할 때는 이것은 예외의 규정이므로 예외적으로 적용을 해야지 대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무리이다. 5억원 미만으로만 설정하여도 우리나라 납세자의 절반이다.
복지국가의 근간인 4대 사회보험의 안정적 재정확보를 저해하게 되므로 매출액 기준의 간편납세제도 도입은 문제점이 많다.
전자장부제도의 도입에도 문제점이 있다. 매출, 매입을 입력하여 당기순이익은 나올 수 있겠지만 산출세액이 나오는 것은 실무상 어렵다고 본다. 그것도 매출 매입을 정확히 입력해야 되는데 세무사의 도움 없이 개인이 직접 입력한다면 입력된 숫자 검증은 어떻게 할 것인지? 성실사업자 판단은 누가 할 것인가? 입력된 숫자의 성실여부는 누가 검증할 것인가, 문제가 된다.
영세한 개인사업자가 언제 전자장부를 작성하겠는가? 오히려 불편하여 제대로 된 장부가 안나온다고 본다.
납세자 권익보장 및 국세행정 차원의 문제가 있다.
현재 세무과실이 생기면 세무사는 손해배상제도가 있으나 납세자가 직접 작성하면 세무과실에 대해 본인이 부담해야 되므로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다.
세무대리질서 문란을 초래할 것이다. 간편납세대상자에게 외부조정계산서를 배제하고 세무조사 면제의 특혜를 제공한다면 사이비세무대리인 장부기장대리의 세무질서 문란의 문제가 생길 것이다.
외부조정계산서 제출면제는 과세관청이 모든 신고자료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행정비용 즉, 인력과 예산이 소요된다.
결론적으로 현행 세법에서도 간편장부제도, 기준경비율, 단순경비율, 간이과세제도 등의 제도가 있다. 따라서 새로운 제도는 ‘옥상옥’에 해당하므로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이우택(한양대 교수) = 간편납세제도의 도입취지가 세제간소화인데 뭐가 간편하게 된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전자장부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복잡하게 되어 있다.
기업이 전자장부를 이용해 기장을 하려면 적어도 세무회계 경력 5년 이상의 대리급 직원이 필요한데 기업입장에서는 인건비가 더 들어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제도를 시행하려면 전자장부를 개발해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인력과 장비 투입문제가 제기된다.
장사하는 개인은 바쁜 사람들인데 전자장부를 격식에 맞게 작성하려면 시간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현대는 아웃소싱 시대로 장사하는 사람은 장사나 열심히 하고 세금문제는 전문인한테 맡기는 것이 순리다.
◇김용민(세제실장) = ‘간편’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성실’에 중점을 둔 제도다. 매출의 투명성 확보가 핵심이다. 치킨점을 운영하더라도 매출, 매입, 경비사용이 투명하게 나타나야 한다. 앞으로 세무사회·공인회계사회와 충분히 협의를 거쳐서 하겠다.
◇김성은(경희대 교수) = 세무사회장의 말씀을 들어보니 근로자는 세금부담이 크고, 자영업자는 혜택을 많이 보고 있는것 같다. 그런데 간편납세 제도가 도입되면 자영업자의 과세문제가 우려된다.
신용카드를 활성화하고, 걸음마 단계에 있는 현금영수증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반 사업자의 경우 자기사업의 50%정도만 소득신고를 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종상(공인회계사회 부회장) = 간편납세제도의 폐지나 철회는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보완해서 시행하고, 적용대상도 20억, 10억미만 등이 나왔는데 간편납세제도는 적용대상을 정함에 있어 50% 미만으로 해야 될 것이다. 법인은 5억원미만 개인은 3억원 미만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이계원(조선대 교수) = 간편납세제도의 도입이 납세협력비용을 절약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주위에서 보면 신고대리를 하는 경우 5 -10만원 주고 있는데 이는 기장뿐만 아니라 모든 세금문제에 대한 컨설팅 의뢰까지 포함하고 있다. 세무사들은 연구하랴 밤잠안자고, 대학원 다니고 있더라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저렴한 비용을 주고 이것 저것 다 물어보고 하는 것은 양자 다 모두에게 도움되는 것이다. Win-Win되는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여러 가지 혜택을 받고 있으므로 결코 많은 비용이 아니다.
현재에도 간이과세제도, 간편장부제도도 있는데 신중하게 도입하는게 좋겠다.
◇유경문(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 = 자영사업자와 봉급생활자간의 조세 형평성에는 문제가 있다. 기존의 제도만으로도 충분하다. 왜 도입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현재 있는 제도를 잘만 활용하면 된다고 본다.
‘간편납세제도’라는 용어가 세금을 줄여서 적당히 신고하게끔 탈세를 유인하는 용어로 오인된다. 차제에 ‘표준납세제도’로 한다든지 용어를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권영준(경실련 대표) = 중간자 입장에서 보겠다. 서민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세무사에게 세무대리를 맡기면서 10∼15만원 기장료를 주고 있더라. 납세협력비용이 다소 드는 것으로 생각된다.
간편납세제도 시행에 대해 염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폐지보다는 보완하여 공익서비스 차원에서 출범해 보자.
◇은방희(여성단체 협회장) = 듣고보니 전자장부 제도가 생소하고 쉬운 것 같지는 않다. 세무사회장의 말이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주장이 맞는 것 같다.
간편납세제도를 도입하려면 먼저 전자장부부터 구축해 놓고 논의를 해야지 시행방법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는데 제도의 목표가 아무리 좋아봐야 소용이 없다.
세무사신문 제 420호(2005.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