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세무사사무소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평생 안정적 경영이 보장된다고 여겨졌으나 수년전부터 이러한 통념이 깨졌다.

더구나 이제는 인근의 세무사사무소가 문을 닫더라도 세무사업계에서 전혀 어색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정도의 일상사가 되고 있다.

세무대리시장의 경쟁심화와 이에 따른 경영악화로 지난 2003년 이후 세무사사무소 휴·폐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수익구조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세무사회가 조사한 10년간의 회원 휴·폐업 현황에 따르면 IMF 직후인 지난 1999년과 2000년을 제외하고는 연간 폐업 회원이 80명을 넘지 않았으나 지난 2003회계연도부터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5회계연도에는 100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폐업으로 이어지는 휴업자를 포함할 경우 2005회계연도의 사실상 폐업자는 전체 회원의 2.3%인 160명에 도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IMF 직후인 1998회계연도의 휴·폐업자 92명과 비교할 때 74% 늘어난 수치이다. 세무대리 환경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02회계연도에 82명이던 폐업자 수는 2003회계연도 88명, 2004회계연도 98명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으며 2005회계연도에는 9개월만인 지난해 말 현재 73명에 달해 올 3월말에는 1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다 사실상의 폐업인 휴업 역시 2003회계연도 이후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02년까지 40명을 넘지 않던 휴업자는 2003회계연도에 55명, 2004회계연도 56명 등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2005회계연도에는 9개월 동안에만 45명이 휴업을 신청했고 3월말에는 6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세무사사무소 휴·폐업 증가세는 세무사 및 회계사 자격시험 선발인원 확대에 따른 경쟁심화로 세무사사무소의 경영이 악화된 것이 주 원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세무사 업무영역의 다변화와 수익구조 개선 등 세무사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서 15년째 개업 중인 K세무사는 “경기침체로 인한 수임업체의 폐업으로 거래처가 줄고 세무대리시장의 경쟁심화로 기장 단가는 떨어지는데 반해 직원 인건비는 계속 올라 사무소 수익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가시적인 변화가 없으면 다른 업종으로의 전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신규개업자의 경우 더욱 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개업 3년차인 서울 강남의 B세무사는 “기장 등의 수임료가 낮아진데다 세무대리시장의 치열한 경쟁으로 거래처 확보가 여의치 않은 개업 1~2년차의 세무사사무소가 줄줄이 휴업이나 폐업 대열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적자상태에서도 어쩔 수 없이 사무소를 꾸려가고 있는 많은 예비 폐업자들의 줄도산을 막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세무사자격시험 선발인원을 축소하고 세무사 일거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묘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무사회는 이와 관련 올해 중점 업무를 ‘세무사 업무영역 확대’에 두고 기장 위주의 세무사사무소 영업형태를 경영진단 등 컨설팅으로 전환토록 유도하는 한편 국세청 등과 협의해 세원관리 업무 등을 세무사회로 이관받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임향순 회장은 신년인사회 인사말에서 “세무대리시장의 경쟁완화를 위해 세무사시험 선발인원 축소 방안을 공인회계사회와 공조해 당국에 건의하겠다”면서 “세무사사무소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세무사회의 제도개선 노력과 함께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위한 회원의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무사신문 제429호(2006.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