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부터 현금으로 5000원 이상 쓰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와 똑같이 소득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또 내년부터 농어민이 부업으로 민박이나 식당을 할 때 연간 소득이 1200만원 이하이면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8월 말 발표된 2003년 세법 개정안의 후속 조처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지난달 27일 입법예고했다.

 

재경부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12월 중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할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2005년 1월부터 도입하기로 한 현금영수증 제도와 관련해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하는 최소 거래금액이 5000원으로 정해졌다. 현금으로 5000원 이상 상품을 사거나 식대를 치르면 신용카드처럼 영수증이 발급되고 기록이 남아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재경부는 자영업자의 세원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준비가 일찍 끝나면 내년 하반기부터라도 시행할 계획이다.

 

중산ㆍ서민층, 농어민 지원

 

봉급생활자들이 회사에서 받는 식비의 소득세 비과세 한도가 현행 한달 5만원 이하에서 내년부터 1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돈이 아니라 음식물로 제공받는 경우는 지금처럼 제한 없이 비과세된다.

 

또 내년부터 근로자 본인의 교육비 소득공제 대상에 학점은행제와 독학학위 취득 교육과정이 추가된다. 현재 학점은행제와 독학학위 취득을 위해 교육을 받고 있는 근로자는 각각 10만여명과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개인사업자가 자신의 보험료로 내는 건강보험료도 내년부터 필요경비로 인정받게 돼 건강보험료에 해당되는 금액은 소득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건강보험료는 공과금 성격의 경비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현재 이런 사업자가 21만명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예로 연간소득 3000만원으로 120만원의 보험료를 내는 사업자는 세금이 연간 16만원 줄어들게 된다.

 

현재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가운데 장애인에게만 적용되는 승용차 특소세 면제 대상에, 내년부터 광주민주화운동 부상자와 고엽제후유의증 환자가 추가된다. 특소세가 면제되면 승용차를 7~14% 정도 싸게 살 수 있게 된다.

 

농어촌 지역의 소득 증대를 돕기 위해 내년부터 농어가에서 부업으로 민박·음식물판매·특산물 제조·전통차 제조를 하는 경우 소득 금액이 연간 1200만 이하이면 소득세를 물리지 않기로 했다. 다만 소득이 1200만원를 초과하면 세금으로 정상적으로 부과된다. 또 농어촌 지역에서 민속주나 농민주 등 전통주를 제조하는 경우는 소득 금액에 관계 없이 비과세된다.

 

기업 설비투자 유도

 

투자금액의 15% 만큼을 법인세에서 감면해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 대상에 내년부터 병원과 조산원 등 의료기관과 노인복지시설이 추가된다.

 

또 지금까지는 수도권 집중 억제를 위해 수도권 지역의 중소기업은 기존의 시설을 새로 교체하는 대체 투자가 아니면 모두 증설 투자로 간주돼 투자 세액공제를 받지 못했으나, 내년부터는 연면적만 늘리지 않으면 세액공제를 받게 된다. 수도권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개발 투자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연구보조비 비과세 대상에 중소기업 연구소 연구원이 추가된다. 재경부는 다만 연구보조비 비과세는 2007년부터 과세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투자기업의 조세감면 기준도 확정됐다. 내년부터 인천과 부산·진해, 광양만 등 3개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이 제조업과 관광업은 1천만달러 이상, 물류업은 500만달러 이상 투자할 경우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면받는다.(3년은 100%, 이후 2년은 50%) 또 현재 3000만달러 이상으로 돼 있는 자유무역지역과 관세자유지역의 조세감면 기준도 내년부터 경제자유구역과 같아진다.

 

세원 투명성 제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늦어도 2005년 1월부터 도입하기로 한 현금영수증제도와 관련해 현금영수증 발급 최소 거래금액이 5000원으로 확정됐다.

 

현금영수증제도란 현금으로 물건을 살 때도 현금영수증카드나 단말기를 통해 기록을 남겨 신용카드처럼 사용실적에 따라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이렇게 되면 국세청이 5000원 이상 모든 거래의 내역을 알 수 있게 돼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이 투명해지게 된다.

 

2005년부터 기부금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종교단체와 복지시설 등에서 발급하는 적격영수증을 제출해야 한다. 기부를 하지 않고도 허위영수증을 만들어 소득공제를 받는 일이 빈발하고 있는 데 따른 조처다.

 

또 내년부터 법인세를 신고할 때 자산 총액 70억원 이상 기업은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외에 기업의 현금흐름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현금흐름표를 추가로 제출하게 했으며, 복식기장 의무가 있는 사업자는 법인이나 개인을 막론하고 재화나 용역을 공급받았을 경우 수취·보관해야 할 지출증빙서류의 대상이 10만원 이상에서 5만원 초과로 확대된다.

 

이와 함께 봉사료 수입 원천징수 대상에 내년부터 안마시술소와 스포츠마사지, 이용원의 접대부가 추가되고, 내년 7월부터 농민은 유종에 관계없이 연간 2만리터, 어민은 경유 4만리터와 휘발유 2만리터 이상을 구입할 경우 면세유 구입전용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면세유의 불법유통을 막기 위한 것이다.

 

또한 내년부터 도입되는 상속·증여세제 완전포괄주의의 특수관계인의 범위에 사돈와 전직 임원이 추가됐다.

 

비과세ㆍ세금 감면 축소

 

부가세를 면제받는 업종 가운데 일부가 과세로 전환된다. 기업화된 결혼상담소·작명소·점집·관상소 등에 2005년 1월부터 부가세가 부과된다. 다만 기업화하지 않고 개인이 혼자서 운용하는 경우는 계속 비과세하기로 했다.

 

또 직업소개소도 취업난을 감안해 계속 비과세된다.

 

최근 많이 생긴 업종으로 빚을 대신 받아주는 채권추심업과 신용조사업, 증권거래법에 의한 투자자문업도 2005년 1월부터 부가세 과세 대상이 된다.

 

또 한국토지공사 등 정부투자기관과 국민연금공단 등 정부업무 대행 기관들이 운용하는 골프장과 스키장 등도 2005년 1월부터 부과세가 과세된다. 민간이 운용하는 골프장이나 스키장 등과 형평성을 감안한 것이다.

 

 

제 379호 (2003.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