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을 소유하기 위해 아버지 등 특수관계에 있는 자의 토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는 경우 그 토지 무상사용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증여세의 산정방식을 규정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은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4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청구인 A씨가 B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 처분취소 청구소송 상고심(2001두5682)에서 “토지 무상사용이익에 대한 증여세 산정방식을 규정한 구 상·증세법 시행령 제27조 5항(98년 12월 개정전)은 무효” 라며 상고심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개정 전 시행령 조항에 따르면 특수관계자의 토지를 무상사용이익에 대한 증여세 산정에 있어 민법상 지상권 존속기간을 준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며 “이에 따라 토지무상사용이익을 견고한 건물의 경우 30년, 이외 건물은 15년간 존속하는 것을 전제로 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토지 무상사용이익은 지상권과는 달리 적용되는 잔존연수 기간 중 매매·상속 등으로 인한 토지나 건물의 소유권 변동, 유상사용 전환 등에 따라 언제든 소멸할 수 있다는 점, 이익이 사정 변경에 따라 소멸하는 경우 미경과분에 대해 환급하거나 공제해 주는 제도를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적용한 점 등에 비춰 볼 때 조세행정 편의만 염두한 채 납세자의 재산권을 과도히 침해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이 시행령에 따라 견고한 건물의 경우 중간이자 고려없이 일시에 30년 분을 산정함으로써 이익의 가액이 토지가액의 60%에 이르는 등 납세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 며 “이에 따라 이 시행령 규정은 현법상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와 재산권 보장, 과잉입법금지 원칙 등에 어긋나 모법의 내재적 위임 범위와 한계를 벗어난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27조 5항의 규정은 지난 01년 말 개정됐으며 현재는 토지 무상사용이익의 산정기간을 5년으로 규정돼 적용해오고 있다.
제 377호 (2003.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