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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한미 FTA, 반대가 아니라 전략 논할 때
[연합뉴스 2006-04-1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 일각과 재야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갑자기 증폭되는 있어 매우 우려된다. 일부 FTA 반대론자들이 한미 협상 졸속 추진론을 제기한 후 양대 노총과 민변, 환경운동연합 등 270개 단체가 오는 15일 '한미 FTA 저지 범국민대회'를 연다고 한다. 정치권도 덩달아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있다는 소식이다. 일부 여당 의원은 최근 모임에서 성급한 FTA 추진은 위험하며 신중한 협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같은 여당에서 '한미 FTA가 왜 우리에게 플러스가 되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반론이 강력히 제기되는 등 다음달 5일로 예정된 한미 FTA 협상 개시를 앞두고 정치권이 어지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반(反) FTA 논란을 촉발한 것은 정서는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이었다. 그는 지난주 한 인터넷 매체와의 회견에서 한미 FTA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은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관련 자료를 '마사지(조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국민의 정부 시절 농림부 장관을 지낸 김성훈 상지대 총장은 한미 FTA를 '노무현 정권의 자살골'로 비유하고 "FTA가 체결되면 한국은 미국의 51번째 주(州)나 경제식민지로 전락할 것"이라며 논쟁을 확산시켰다.

  
   FTA 반대론자들의 주장도 다 국익을 위한 충정에서 나온 것임을 모를 국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세계 경제의 도도한 흐름을 외면한 채 조선 말엽의 쇄국론을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FTA가 120여 건이고 진행되고 있는 협상은 훨씬 더 많다. 국제교역이 짝짓기에 의한 지역주의로 활발히 재편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역주의의 시동이 다른 대륙보다 늦게 걸린 아시아도 중국, 일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의 가세로 최근 FTA 추진에 가속도가 무섭게 붙었다. 그런데 세계 제11위의 경제대국인 우리는 어떠한가. 이제야 겨우 칠레와 싱가포르 두 나라와 FTA를 운용하고 있을 뿐이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농업을 비롯해 타격이 불가피한 분야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우리 입맛대로만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교역이란 말 그대로 주고 받는 것이다. 내다 팔려고만 하고 다른 나라 물건은 사지 않겠다고 문을 닫아 걸 수는 없다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협상을 잘 해서 손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협상을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갑론을박할 때가 아니라 최선의 협상 전략을 강구하기 위해 힘을 모을 때라는 뜻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 미국과의 협상을 또다시 일방적으로 파기한다면 나라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런 판에 정부에 힘을 보태 협상력을 키워 주지는 못할망정 적전 분열에 다름없는 행위로 국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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