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무원이 상냥하게 웃기만한다고 친절한 것은 아니지요. 국민이 급한 일로 관공서를 찾았을 때 원하는 것을 신속하게 처리해주는 것이 진정한 친절이죠.”
한명로 서울시 도봉세무서장은 “공무는 일반 서비스업과는 달리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간파하고, 원하는 때에 즉시 해결해 주어야 한다”면서 ‘친절’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성심껏 모시겠습니다’라는 상투적인 구호만으로는 납세자와 민원인의 호감을 살 수 없다는 얘기다.
세무서 앞장서 화합의 장 만들어
최근 세무사업계에서 지난 4일 열린 도봉세무서와 도봉세무사협의회가 공동주최한 합동연찬회가 화제다.
세무서와 세무사는 상호 협력해야하지만 실제는 서로 경계(?)하고 거리가 있는 듯이 지내왔다. 이를 허물기 위해 나선 사람이 도봉세무서 한명로 서장이다.
한 서장은 먼저 연찬회를 제안하고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해 지역내 세무사들을 초청했다. 국세청 4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세무서 전직원과 관내 세무사 및 세무사사무소 직원 모두를 한 자리에 모으는 획기적인 시도를 한 것이다.
한 서장은 “서울지방국세청 불친절 민원을 살펴보니 세무사사무소 직원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어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세정의 협조자이자 1차 고객인 세무대리인과의 연찬회를 열어 원인을 살펴보고 상호이해를 증진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만남의 부족’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는 확신이 섰다는 것이다.
“세무서와 세무사는 진정한 파트너라고 생각했고, 세무사업계에 부담을 주지않으려고 서장의 두 달치 판공비를 내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는 한 서장은 “도봉세무사협의회 백준성 회장을 비롯한 세무사님들의 협조와 성원으로 성황리에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며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세무서와 세무대리인간에 원활한 소통이 있어야 세무행정이 무리 없이 수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만남이 큰 의미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믿음에 의한 상호신뢰 구축
이번 연찬회를 계기로 한 서장은 관내 세무사사무소 직원들에게 출입증을 지급하고 이들이 방문할 경우 최우선하여 업무를 처리해주도록 지시했다.
이뿐만 아니라 세무사를 위한 별도창구도 만들어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서장은 “사업자등록의 경우 세무사가 신청하는 것은 현지 확인한 뒤 날짜를 지정해 우선적으로 발급하겠다”며 세무사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
세무사를 신뢰하면 세정에 대한 믿음으로 돌아와 업무의 효율도 높아진다는 측면에서다.
연찬회 통해 참된 민의 읽어
한 서장은 “연찬회를 주최하면서 세무서와 세무대리인 간의 원만한 관계 외에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 준비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여론조사를 실시해 세무사사무소 직원들의 진솔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1차 고객인 세무대리인들이 우리 서 직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들이 상냥한 것도 좋지만 민원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빠른 업무처리였다”고 말하면서 “공무원이 아무리 친절해도 바쁜 시간을 쪼개 관공서를 찾아 왔는데 원하는 시간에 해결해 주지 못하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신속한 업무처리를 강조했다.
그는 또 “이는 내부에서는 전혀 파악할 수 없었던 것인데 이번 기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활용해 세무서를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6월쯤 다시 각 세무사사무소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불만사항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는지를 살펴보고 미진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훈훈한 만남’이 ‘따뜻한 세무서’로
“백준성 협의회장이 아니었으면 연찬회를 무사히 치루지 못했을 것”이라고 운을 뗀 한 서장은 “우리의 제안에 흔쾌히 응해 주었고 행사준비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주었다”면서 “백세무사가 세무사업계에서 덕망 있고 유능한 인물로 통하는 이유를 알겠다”고 치켜세웠다.
납세자를 위해 존재하는 세무서와 세무사는 협력해야한다는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해 합동연찬회가 성공리에 치러졌다는 점을 암시했다.
세무사에 대한 애정만큼 부하 직원들에 대한 한 서장의 배려도 남다르다. “알고 보면 세무서 직원들 참 고달프다”면서 부임한 이후 ‘따뜻한 세무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한 서장은 강조했다.
그는 “직원 탁구대회도 열고 세무서 내부 인테리어와 외부 조경도 바꾸어 딱딱한 이미지를 벗으려고 노력중”이라며 주민들을 위해서는 세무서 공원화를 통해 녹지공간을 제공해 주겠다는 목표로 구청에 엄청 로비(?)를 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세무서 담장 전체를 장미로 둘러싸고 주차장 부지외곽의 대대적인 조경사업 등 공원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봉세무사협의회와의 ‘훈훈한 만남’이 ‘따뜻한 세무서’를 만들고자 하는 방침에 더욱 탄력을 주게 됐다고 한 서장은 크게 웃는다.
“합동연찬회를 계기로 민원인을 존중해주고 업무를 빨리 처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는 한 서장은 이번 행사가 연례 모임에 그치지 않고 세무서와 세무사간에 보이지 않는 벽을 제거함으로써 진정한 세정의 동반자로서 거듭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무사신문 제435호(2006.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