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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직결 의약품 효능 무차별 조작 `충격'
[연합뉴스 2006-04-25]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의 약효 시험자료를 조작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은 일차적으로 돈벌이에 급급해 조작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일부 시험기관의 도덕적 일탈행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품목 확대에만 골몰한 나머지 사후관리를 소홀히 한 의약품 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실태 = 이번 파문은 한 시험기관의 내부 고발자가 2월 국가청렴위원회에 시험결과 조작사실을 고발하면서 비롯됐다.

 

이후 청렴위로부터 고발자료를 접수받은 식약청은 3월 중순부터 생동성 시험기관의 전반적인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 생동성 시험의 90% 이상을 수행한 11개 시험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식약청의 중간조사결과에서 드러난 시험기관들의 조작실태는 충격적이다.

 

실제 생동성 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채 시험을 한 것처럼 기존의 시험자료를 임의로 고쳐 식약청에 제출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시험기관은 식약청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아예 컴퓨터에 저장된 원본 시험자료를 삭제하는 등 죄질이 아주 나쁜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청은 10개 시험기관이 시험한 43개 카피약 품목의 컴퓨터 원본 시험자료가 애초 카피약 복제허가를 받기 위해 제출했던 시험자료와 불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가장 흔한 자료 불일치와 조작 유형은 임의로 검체 파일이름과 분석시간, `HPLC검사'로 불리는 고속액체크로마토그라피 시험자료 등을 고친 경우이다.

 

식약청은 이번 조작사태에 대해 제약사의 의뢰를 받아 시험하는 시험기관들이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줄이려고 무리수를 두다가 빚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식약청도 사태에 책임" = 식약청도 사후 관리감독부실 책임을 면치 못한다는 지적이다. 식약청은 그간 생동성 인정 품목 확대에만 신경을 써왔다. 이를 통해 대체조제를 활성화함으로써 고가약(주로 오리지널약) 처방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생동성 시험을 거친 의약품은 약사가 의사의 사전동의없이 대체조제를 할 수 있다.

식약청도 이를 솔직히 시인한다.

 

식약청 의약품본부 문병우 본부장은 "생동성 인정 품목을 확대하기 위해 그동안다각적으로 노력했으나, 일부 시험관리에 완벽을 기하지 못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동성 인정 품목은 2001년 186개 품목, 2002년 231개 품목, 2003년 490개 품목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시험비용이 한 품목당 5천만원 가량 드는데다, 생동성 인정을 받더라도 실제로 대체조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제약사들이 시험참여를 꺼렸기 때문이다.

 

이에 식약청은 2004년 생동성 인정 품목에 대해서는 다른 제약사의 제조시설을이용해 위탁제조를 할 수 있도록 강력한 유인책을 마련했고, 이에 따라 생동성 인정 품목은 2004년 1천648개 품목, 2005년 1천51개 품목, 2006년 3월 현재 301개 품목 등으로 급격히 늘어 지금까지 총 3천907개 품목에 이른다.

 

이는 국내 전체 생산 전문처방 의약품 7천700여 품목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 대책 = 식약청은 파문 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조작을 시인했거나 조작혐의가 뚜렷한 시험기관과 카피약 품목을 상세하게 공개하고 시험결과를 조작한 시험기관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도 전체 의약품에 대한 불신으로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식약청은 국민불안을 해소하면서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동성 시험과 시험기관을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는 등 사태 재발 방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 생동성 시험기관 지정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시험기관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또 컴퓨터 원본 생동성 시험자료 사본 제출을 의무화하고 시험기관에 대한 현장방문을 실시, 시험자료를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피험자 관리, 혈액시료 처리, 혈중농도 분석, 데이터 처리 등 생동성 시험에 대한 표준업무 지침서를 개발,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태로 허가 취소된 카피약 품목 목록이 건강보험 청구 프로그램 화면에 자동적으로 뜨도록 조치함으로써 의사, 약사들이 이들 허가취소 의약품을 처방, 조제하지 않도록 편의를 제공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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