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일각에서 재벌그룹의 '정당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상속세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경제연구원이 정부의 상속과세 강화방침을 강력히 비판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한경연이 최근 발간한 '상속과세제도의 합리적 개편방안' 보고서(저자 최명근 강남대 석좌교수)는 "시장경제체제를 경제의 기본질서로 삼고 있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상속과세의 강화를 통해 경제적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속과세를 폐지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캐다다와 호주, 뉴질랜드는 각각 1972년과 77년, 92년에 각각 상속과세를 폐지했고 미국은 2011년부터 증여세만 존속시키고 유산세는 폐지할 예정이며 이탈리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스웨덴 등 유럽국가들도 상속과세를 폐지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상속과세제도는 부를 창출하기 위한 창의적 경제활동을 저해하고 재산상속권의 본질은 법에 의해 비로소 보장되는 '시민의 권리'가 아니라 '개인의 자연권'이며 특히 소득세를 부담하면서 축적한 재원으로 모은 부에 대해 상속과세를 하는 것은 2중과세라는 논리가 상속과세 폐지의 이론적 근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완전포괄주의'를 도입해 상속과세를 대폭 강화한 것은 "다른나라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조치로 합리성이 없는 억지 법조문의 설정을 남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포괄주의'는 세금의 부과대상을 명백하게 미리 규정하지 않고 종류나 원천에 관계없이 결과적으로 어떤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면 이에 대해 모두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세법의 입법방법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완전포괄주의' 도입을 통한 상속과세의 강화는 "경제의 세계화 추세에 발맞춰 조세제도 역시 국제적으로 조화돼야 한다는 당위성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부의 창출을 주도하는 계층의 창의적 경제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우려가 있으며 반시장경제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포괄주의'는 폐지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항목별 포괄주의' 수준으로 개정하고 △시가차액 30% 이상이거나 차액규모 1억원 이상의 '저가양수.고가양도 차익'에 대한 증여과세는 소득세로 대체하며 △비상장주식 상장 시세차익에 대한 증여과세는 자본이득세로 대체하는 등 제도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