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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4081]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49조5항의 처분에 대한 변론
한강 보이면 15억 안보이면 10억’ … 조망권 등의 가격차이 유사재산 매매사례에 반영안돼

 

박공탁 세무사

 

Q : 세금(증여세)이 얼마나 될까요?        
A : ....? 
Q : 세무서에서도 못 하겠다는데요?
 

아파트를 증여하고 신고해야 할 증여세가 얼마인지를 묻는 질문에 세금계산을 못하겠다는 세무사! 이런 시덥지 않은 세무사가 사무실 문을 닫지 않고 얼마나 더 버틸수가 있을까? 그러나 이 질문에 관한 한 A세무사의 얼굴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며 “신고할 세액의 계산을 세무서에서도 못하겠다는 데요“라는 이 희극적 상황은 이 규정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압축해 주고 있다.


  종합소득세같은 신고결정세목이든 상속세 같은 정부결정세목이든 모든 조세는 자진신고, 납부로 종결하는 것이 민주세정의 요체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제5항은 원천적으로 이를 가로 막고 있다. 옆집이 얼마에 팔렸는지, 얼마로 경락을 받았는지, 감정가액이 얼마인지를 알아야 내집의 세금신고가 가능하다면 이러한 세제를 어찌 선진세정의 세제라 할 수 있겠는가? 과세당국자나 납세자 어느 한 사람도 이 규정의 문제점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도 ‘법이 그러니까’ 과세를 하고, 불복청구를 하고, 한달에 4~50건의 동일한 사유로 ‘기각결정’을 한다. 과세당국은 최근 불복청구에 대한 인용률이 36~40%에 이른다 하여 ‘불복청구축소전방위대책수립’을 당면과제로 내세우면서도 이규정의 ‘집단성 불복청구’의 원인에는 눈을 감고 있다.

 

인용률을 줄이는 것 못지 않게 ‘집단성 기각율’의 증가에 대한 원인분석이 시급한 것은 납세자에게는 말못할 정신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주고 정부에는 행정력낭비와 신뢰도 저하라는 2중적 사회적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1. 피고는 “2003년 12월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시 증여를 ‘민법상증여뿐만 아니라 재산의 사실상 무상이전, 타인기여에 의해 재산가치를 증가시킨 것’으로 정의하여 증여세 과세대상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완전포괄주의가 도입되었으므로 이에 기초한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이하 ‘영’이라 한다) 제49조제5항에 의해 유사재산의 가액으로 이 사건 재산을 평가하여 상속세를 부과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는 완전포괄주의의 기본적인 내용을 오해한 것으로 완전포괄주의란 증여세 과세대상을 종전의 열거주의(14개 증여의제)에서 예시주의로 전환한 <과세대상>의 확장에 관한 사항이지 이 사건과 같이 과세대상의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규정하는 <과세표준>의 계산방법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
 

즉 조세채무의 성립요건인 ①납세의무자 ②과세대상 ③과세표준 ④세율의 요건중에서 완전포괄주의는 ②의 과세대상에 관한 규정이고 이 사건 상속세부과처분의 쟁점은 ③의 과세표준에 관한 사항이다. 따라서 완전포괄주의의 도입을 이 사건 과세처분의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과세대상과 과세표준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으며 이 사건 부과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2. 이 사건 상속세및증여세법 시행령(이하 ‘영’이라 한다) 제49조 제5항은 과세요건 법정주의에 반한다.
 

피고는 영 제49조제5항(이하 ‘쟁점시행령’이라 한다)에서 “면적·위치·용도 및 종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다른 재산에 대한 동항각호의 1에 해당하는 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당해 가액을 법 제60조제2항의 시가로 본다”고 규정하였으므로 이에 의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한 처분이라고 했다. 그러나
 

가. 상속 및 증여재산의 [평가의 원칙]을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인 상속세및증여세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60조는 그 제1항에서 상속세가 부과되는 재산의 가액을 ‘시가’에 의하도록 하면서 제2항에서 “제1항에 의한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고 수용·공매가격 및 감정가격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시가로 인정되는 것을 포함한다”고 규정하면서 시가에 포함되는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한바,
 

대통령령인 시행령 제49조제1항은 “시가로 인정되는 것이라 함은 평가기준일 전후 6월이내의 기간중 매매등 가액이 있는 경우에 다음 각호의 1의 규정에 의하여 확인되는 가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다음 각호’인 1호 내지 3호의 가액은 모두 당해재산의 매매등가액을 기준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위와 같이 상속재산의 [평가의 원칙]을 규정한 법 제60조는 당해재산이 평가기간내에 매매등(매매·감정·수용등가액)이 있었을 경우에는 그 가액을  당해재산의 가액으로 평가한다는 것일뿐, 상속세법 어디에도 다른 재산의 매매등 가액을 당해 재산의 평가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거나 시행령에 명시적으로 위임하지 않았음에도 다른재산의 가액에 의해 당해재산을 평가하도록 한 영 제49조제5항은 헌법 제75조 및 과세요건법정주의에 위반되는 것으로써 위임입법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위 시행령의 규정은 과세근거가 되는 법령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위 법률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당해 재산과 … 유사한 다른재산”이라는 말은 모호하고 불명확한 의미를 갖는데 불과하며 그 내포와 외연을 명백히 한정하기 어렵고, 조세법의 일반이론이나 체계 및 다른규정들과의 유기적인 관계 등을 두루 살펴보아도 그 판단기준이나 구체적 내용 및 범위가 불분명하며 그에 대한 사회통념이나 경험칙이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그 결과 납세의무자로서는 어느 정도의 가액이 유사한 가액인지 예견하기 어렵고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초래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시행령 제49조 제5항은(과세표준과 같은) 과세요건은 법률로 정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59조의 과세요건법정주의에 반하는 위법한 규정이다.(대법1969.2.18. 68다2431, 대법1980. 12.23. 79누382) 

따라서 위임근거가 없는 위법한 규정에 의하여 부과한 이 사건 부과처분은 마땅히 취소되어야 한다.

 

 3. 이 사건 영 제49조 제5항은 과세요건명확주의에 반한다.
 

헌법 제38조와 59조의 조세법률주의는 과세요건 법정주의와 아울러 과세요건 명확주의를 그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는 과세성립요건의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불명확하면 과세관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집행을 초래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부당히 침해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세의 요건과 절차 및 법률효과를 규정한 법률은 그 내용이 명확하고 일의적이어서 국민생활의 법적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 보장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 헌법의 취지이다.
 

그런데 이 사건 영 제49조 제5항은 “당해 재산과 면적·위치·용도 및 종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에는 그 가액을 당해 재산의 시가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세기본법 제81조의8에 의하여 과세정보를 국가(과세관서)가 독점하고 납세의무자가 알 수 없는 현행 조세제도하에서 납세의무자가 ‘면적·위치·용도 및 종목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다른재산’이 무엇인지, 그 재산의 평가기준일 전후 6월이내의 기간중에 이루어진 매매·감정·수용·공매 또는 경매된 가액이 얼마인지를 아는 것은 사실상 불능에 속한다. 
 

첫째, 이 규정에 의한 상속재산의 과세표준 계산은 오로지 과세권자만이 할 수 있고 결국 납세의무자로서는 과세여건 실현 당시에 자신의 조세부담정도를 미리 예측할 수 없고 조세의 부과시점 또는 그 후에 가서야 비로소 자신의 정확한 조세부담정도를 알게 되므로 필연적으로(행정권의 자의적인 과세처분이 될 수 밖에 없게 되어)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법적안정성 및 예측가능성이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둘째, 과세처분과정에서도 ‘유사한 다른재산’의 기준이 없으므로 과세권자가 ‘유사재산’의 자의적 판정을 하는 경우에도 그 판정의 적부에 대한 납세의무자의 개입이 불가능하므로 결과적으로 국세기본법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의 구제절차 조차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점에 비추어 볼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과세요건명확성을 충족하지 못한다 할 것이다.(헌재 1996.6.26. 93헌바2;  헌재 1995.11.30. 91헌바1)
 

셋째, 위 법률조항에서 ‘유사한 다른재산’에 관하여 명확한 규정을 하는 것이 입법기술상 불가능하다고 보지도 않는바, 영 제49조제6항이 “국세청장은 상속·증여재산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하여 재산별 평가기준·방법·절차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입법취지에 따라 ‘유사한 다른재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과세요건명확주의에 반하는 처분이라고 할 수 있다.

4. 과세요건인 유사성에 대한 입증책임 및 조세평등에 위배
 

원래 부동산은 유일성이 그 속성이므로 위치·용도가 동일한 경우는 없으며 유사하더라도 부동산의 사용목적, 거래시기, 주변상황에 따라 큰차이가 있는 것이 우리의 경험칙이며, 같은층 같은 면적의 아파트라 하더라도 “한강이 보이면 15억 안보이면 10억”(2006.4.25 동아일보)과 같이 전망권 좋은 로얄층의 가격차이가 반영돼지 않은 것이 경제 현실이고, 더욱이 6월이내에 인근의 다른재산의 매매사례 유무에 따라 과세표준의 차이가 발생한다면 이는 바로 조세평등주의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다른 재산의 거래사례를 당해 재산의 가액으로 보려면 영 제49조제6항이 규정 하는 취지와 같이 평가의 공평성확보를 위하여 재산별평가기준·방법·절차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법률로서 정하거나 대략적인 기준을 정한 후에 시행령에 구체적인 규정을 둘때 비로소 가능한 것임에도 동조 제6항이 규정하는 세부사항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쟁점 제5항은 어느모로 보나 위법한 규정이다.
 

또한 납세의무를 지움에 있어서 과세원인이나 과세표준과 같은 과세요건이 되는 사실에 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과세관서에서 그 처분에 대한 입증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대법 1981.5.26. 80누 521판결)
 

이 사건의 경우는 “(다른 재산이) 당해 재산과 면적·위치·용도·종목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다는 전제가 과세의 조건이므로 부동산 거래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유사조건의 판정요소로 보는 ①품질(리모델링 여부, 조망상태, 소음)의 유사성 ②거래시기의 유사성 ③거래시장의 유사성 ④거래조건(대금지급조건)에 대한 유사성이 입증됨이 없이 우연히 인근에 유사한 매매사례가 있었으면 그 사례에 의하고 매매사례가 없을 경우 기준시가로 한다면 이는 헌법이 정하는 조세평등의 원칙이나 평등권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규정이다.

5. 이 사건 처분을 보충적평가방법으로 하여야 하는 이유
 

이법 제60조 제3항은 “…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당해 재산의 종류·규모·거래상황등을 감안하여 제61조 내지 제65에 규정된 방법(보충적평가방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에 의한다”고 하였고, 같은법 제61조 제3항은 “공동주택에 대하여는 … 매년 1회이상 국세청장이 토지와 건물을 일괄하여 산정·고시한 가액으로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은 ‘유사재산’에 대한 평가기준·방법·절차등에 관한 세부사항이 없어 그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가를 산정하기가 어려운 경우임이 분명하며 일시적으로 매매사례가 있는 우연성에 의한 처분이므로 법 제61조제3항에 따라 국세청장이 산정 고시한 보충적평가액인 7억4800만원으로 평가함이 타당하므로 이를 9억9700만원으로 평가하여 상속세를 부과한 이 사건 처분은 취소해야 한다.

 

 

세무사신문 제439호 (2006.6.16)

 [조회: 4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