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11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에 대해 "단순히 관세를 낮추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법과 제도, 관행을 미국식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날 전남 화순 민중연대 초청으로 화순군민회관에서 강연을 갖고 "미국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서비스와 투자, 지적재산권(특허권), 농업으로, 미국의 협상목표는 규제를 없애 미국 투자자들과 초국적 기업들에 가장 유리한 (무역)환경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투자분야와 관련해 "미국 투자자가 우리나라 환경규제 등으로 피해를 봤다며 우리나라 정부를 제소하면 우리나라 사법부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제3의(외국) 민간기구가 우리나라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우리나라 정부에 벌금을 물릴 수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관심 갖는 분야 중 하나인 제약시장을 개방하면 현재 건강보험비 중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약제비가 올라가 건강보험비 부담이 늘어나고, 미국의 주장대로 공기업을 민영화하면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미국과 일본 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한.미 FTA를 통해 시장을) 개방할 것이 아니라 내수를 늘려야 안정적인 경제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