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총 조세대비 부동산 세금 부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에서 3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단기적인 가격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장기적인 가격 급등은 막을 수 없으며 오히려 임대료 상승으로 주거 수준의 하락을 볼러올 것으로 우려됐다.
손재영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27일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참여정부의 부동산정책,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열리는 한국선진화포럼의 월례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주제발표문에서 "참여정부는 강남 등 국지적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조세 위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의 타깃(정책대상)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지난 2003년 기준 OECD 주요국의 총 조세대비 부동산 관련 세금의 비중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전체 회원국 중 세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보유세가 낮다는 사실만을 강조하며 보유세 실효세율 1%라는 무리한 목표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미국에서 보유세 부담이 높은 지역들의 주택가격이 최근 급등하는 등 전체적으로 실효세율과 주택가격 상승률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면서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와 1가구 다주택 보유에 대한 중과세로 주택 공급이 위축되면 오히려 공급 부족에 따른 임대료 상승으로 임차자들의 부담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판교와 세곡.우면, 송파신도시 등 강남 대체지역에 10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고 하지만 이중 절반이 중소형 또는 임대용이고 이마저 입주시기가 2009년 이후로 예정돼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강남 지역의 유일한 주택공급원인 재건축을 규제하면 장기적인 공급기반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분양가를 규제하면 대상 아파트의 가격은 낮아지지만 공급 감소로 인해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특히 프리미엄을 겨낭한 투기 수요 증대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투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수급불균형에 따라 가격이 오르고 그 결과로서 투기행위가 성행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는 부동산 정책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서는 임주영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역시 사전배포한 토론자료에서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은 투기방지 → 지역간 균등발전 → 소득 재분배 → 강남부동산 가격 안정으로 목표가 끊임없이 바뀌면서 혼란과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면서 "보완적 수단으로 사용해야 할 조세를 부동산정책의 주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 관련 세부담이 국제 비교시에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닌데 참여정부 출범 이후 지나치게 급속히 과표현실화가 이뤄졌다"면서 "참여정부가 제시한 정책은 다음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일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또다른 토론자인 장영희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실거래가 과세 및 거래가격 등기부기재에 따른 조세 투명성 제고, 실거래가 신고시스템 구축을 통한 부동산거래시스템 선진화 등의 정책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조세 부담이 높은 것도 거래빈도가 높아 거래세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다만 정부가 너무 가격에 집착하는 점은 문제"라며 "고가주택의 기준을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재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의 과도한 부담 문제과 관련해서 과세이연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