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조세연구원 주최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평과세실현을 위한 세원 투명성 제고방안 토론회'에서는 이번 방안이 무엇보다 고소득.전문직 사업자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점이 부각됐다.
이날 '공평과세 실현을 위한 세원 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한 전병목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카드 활성화와 현금영수증제도 도입 등 소득파악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와 근로자 간의 과세형평성 확보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며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에 대한 공평과세 실현을 위해 세원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방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희수 재정경제부 조세정책국장도 "이번 방안이 436만명에 달하는 모든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이 중 14% 가량인 60만명의 탈루혐의가 짙은 자영업자들을 선정해 이들에 한해 집중적으로 개선점을 찾았다는 점이 돋보인다"고 지적했다.
유경문 한국납세자연합회 사무총장은 "납세자들의 85.3%가 지적하는 가장 큰 불만은 세금부담이 불공평하다는 것"이라며 "공평과세를 위해 과세자료 제출제도를 보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물건이나 서비스 공급자의 고의적인 세금계산서 발급 거부에 대해 매입자가 스스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탈세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간이과세제도를 폐지하고 모두 일반과세자로 전환하는 대신 자영업자에게도 보험료나 교육비, 의료비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자영업자나 근로소득자의 절반 가까이가 세금을 한푼도 안내고 있는 믿어지지 않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국민이 소득이 있는 한 5천원이라도 세금을 내도록 소득세 최저한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실제 '고소득 전문직'인 토론자들은 "우리만 매도하지 말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종오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급증하면서 모든 변호사가 고소득을 누리고 있지도 않으며, 많은 변호사들은 부채를 안고 있어 오히려 수임료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유리한 상황"이라면서 "문제가 있는 몇몇 변호사 때문에 전체 변호사가 매도돼 피해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국가의 불공평 과세에 대한 책임을 자영업자에게만 지운다면 조세저항만 늘려 과세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철 공인회계사는 "납세자들의 협조가 부족해 소득파악이 잘 안된다고 매도하기 보다는 그간 제도의 미비점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가산세를 부과당하더라도 세법이 하도 복잡해 납세자가 무엇을 잘못했는 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이를 알려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허종구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은 이날 ▲ 사업자에 장부나 원시기록 비치의무부과 ▲ 직불카드의 소득공제율 제고 ▲ 악의적 신고누락자에 대한 가산세 강화 ▲ 명의대여 제재장치 마련 ▲ 자료상이나 위장사업자에 대한 가산세 강화 ▲ 매입자 발행 세금계산서 행정부담 경감방안 마련 등을 세정당국에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