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있더라도 부동산, 유가증권 등 현물로 상속세 일부를 납부할 수 있다는 결정이 나왔다.
지난달 7일 국세심판원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부동산과 유가증권, 회원권 등 70억원 상당의 재산을 물려받은 뒤 상속세 9억8,000만원 중 7억8,000여만원을 토지와 비상장주식으로 납부하겠다고 신청했다.
관할세무서는 A씨 등이 현금으로 세금을 낼 능력이 충분한데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 관리 및 처분이 곤란하다는 점을 들어 물납을 허가하지 않았다.
물납제도는 현금이 없거나, 거액의 세금을 내려고 상속 재산을 급히 처분하면 제 값을 받지 못하는 등의 경우를 보호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A씨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비상장 주식은 A씨 가족 기업의 지분인데다 최근 영업실적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어 정부가 관리ㆍ처분하기에 부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세심판원은 이에 대해 “법에는 상속 재산 중 부동산과 유가증권이 절반이 넘고 세금이 1,000만원 이상인 경우 관리ㆍ처분이 어려운 재산이 아니면 현물로 상속세를 낼 수 있도록 돼 있는 만큼 현금 유무는 고려치 말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A씨가 내놓은 비상장 주식은 관리ㆍ처분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므로 토지물납 신청만 허용한다고 밝혔다.
국세심판원은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데 관할세무서의 재량으로 허용치 않을 경우 납세자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제 380호 (2004.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