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양극화 문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뿐만 아니라 세계화가 갖고있는 공동의 문제"라며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러한 세계화의 '열차'를 거부하기보다는 '동승'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서울대학교 호암생활관에서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제12차 국제학술대회' 오찬연설을 통해 이렇게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한.미 FTA가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양극화 문제가 가장 적게 나타나는 유럽 사민주의.복지국가들이 개방과 국제화에 가장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양극화가 FTA 추진 자체를 거부해야할 이유는 아니다"고 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은 재정을 제외한 금리와 통화, 환율 등 거시경제정책을 유럽중앙은행(ECB)이 수행하도록 위임하면서 회원국 전체의 정책조화를 통해 공동번영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FTA는 정책주권을 제약하기보다는 관세를 포함한 많은 부분에서 국가간 정책조화를 통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콴유 싱가포르 전 수상은 '앞으로 20년 뒤면 지금 한국이 하고있는 모든 일을 중국이 대체하게 될 것'이란 말로 무한경쟁 시대에 직면한 우리 현실을 압축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면서 "대외의존도가 70%에 이르는 우리 입장에서 세계화의 열차를 멈추려하거나 동승을 거부하면 '통상 고아'로 전락, 국가간 경쟁에서 낙오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대내적으로도 우리 사회는 저출산.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 세대 이내에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들려오고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의 발굴이 반드시 필요하며 가장 현실적이고 유리한 성장전략이 양자간.지역간 FTA, 특히 거대 경제권과의 FTA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동아시아 최초로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향후 EU와도 FTA를 체결할 경우 우리나라는 미국과 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FTA 중심'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한.미 FTA는 생산성 증대, 경제.사회 시스템의 전반적 혁신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전략적 선택이며 한.미 양국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전략적 파트너쉽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FTA 체결 및 이행과정에서 피해를 보는 부문과 경쟁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완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면서 "이상과 현실의 균형점 위에서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이익과 손해를 비교 형량하되 궁극적으로는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사구시의 자세로 협상을 진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