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팽창해온 사행성 게임 시장이 '바다이야기' 사태의 여파로 몰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국민을 도박중독에 빠트렸다는 비난에 경품용 상품권 폐지, 사행성 게임장 허가제 전환과 대대적인 단속 및 세무조사 강화 등의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한명숙(韓明淑) 총리는 24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사행성 게임장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기의 불법성이 확인된 만큼 이에 대한 전면적 압수 단속을 통해 사행성 게임을 조속히 퇴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사행성 게임장은 물론 상품권 발행과 유통, 오락기 제조 및 유통 등 전후방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전망이다.
문제는 사행성 게임장 시장이 제도상 양성화는 됐지만 운영방식과 거래방식은 음성적인 탓에 정확한 시장 규모조차 파악 안 되고 있는 사실상의 '지하시장'이라는 점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이 이 시장에 투입됐고 소비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은 사행성 게임장 시장이 무너질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통계청이 서비스업활동동향에서 오락장운영업의 경기동향을 살피고 있으나 이는 사행성 게임장과는 거리가 먼 보통의 게임장.PC방.노래방이고,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통계 역시 기타서비스업 생산이나 목적별 소비지출에서 오락문화 생산.소비를 파악하고 있으나 사행성 게임장은 사실상 취급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국의 사행성 게임장이 약 1만5천개 정도이고 상품권 발행한도가 1조원이지만 회수분만큼 재발행되는 구조 탓에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누적기준으로 30조원 가량이 발행됐다는 정도다.
다만 사행성 게임장 시장이 죽게 되면 게임장과 환전소에 있던 고용인력과 상품권 발행.유통업체 및 오락기 제조.유통업체에서 종사하는 인원 중 일부가 일자리를 잃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게임장당 평균적으로 2명, 환전소에 1명이 일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이들 인원만 5만명 정도가 되는 셈이다.
올해 정부가 일자리 창출 목표를 35만명 정도로 잡고 있는 것에 비춰보면 사행성 게임장 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을 경우 전체 고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뜻이다.
업계 주변에서는 이들 사행성 게임장에서 직.간접으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50만명에 달한다는 근거없는 얘기도 떠돌고 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에서 오락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고 도박장은 정상적인 경제행위가 아닌 만큼 직접 GDP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우려되는 대목은 소비심리다. 경품용 상품권이 폐지될 경우 현재 약 5천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유통중인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될 공산이 크고, 게임장의 대거 폐업과 상품권 발행업체의 연쇄부도, 그리고 검.경의 단속과 세무조사 등 일련의 강경책은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위험이 없지 않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마당에 이를 지켜보는 소비자들이 더욱 움츠러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로 인해 일시적인 소비위축이 발생하면 국내총생산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사행산업에 투입됐던 자금이 양지로 나와 건전한 소비 등에 활용된다면 자금의 선순환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면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문을 닫는 게임장들이 많을 경우 일시에 실업자 수가 늘겠지만 이는 태풍처럼 예기치않은 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