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국세청 직원 사칭 세금 환급 사기 사건이 국제범죄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국세청 직원을 사칭해 세금을 환금해준다고 속여 통장 예금을 계좌이체 방식으로 가로챈 혐의(사기)로 제주지방경찰청에 의해 긴급체포된 대만인 H씨(26)와 L씨(30) 등 2명의 범행수법이 소상하게 밝혀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오전 11시 40분께 제주시에 사는 K씨(50)에게 전화해 '국세청에서 과잉징수된 세금을 환급해 준다'며 통장을 가지고 가까운 은행 자동출금기(CD) 앞에 가도록 한 뒤 통장을 넣고 계좌이체버튼과 비밀번호를 누르게 하고 인증번호라며 이체 금액을 누르게 해 자신들의 갖고 있는 속칭 '대포통장'으로 950여만원을 이체 받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 처음으로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피해자들의 계좌 이체 내역 등을 통해 행적을 추적, 29일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로블레스모텔 앞 거리에서 이들을 검거하고 소지하고 있던 '대포폰' 3개와 '대포통장' 5개 및 신용카드 5개, 현금 1천100만원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대포통장 2개에서 2천여만원을 이체 받은 사실을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수차례에 걸쳐 5천여만원 가량을 사기 이체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또 이들이 지난 17일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국내에 있는 중국인으로부터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공급 받아 범죄에 이용한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이들이 인출한 현금을 서울시내 중국인 거리 등지에서 인민폐로 환전한 뒤 중국으로 보내면 다시 세탁 과정을 거쳐 대만으로 송금된다고 진술함에 따라 배후에 중국과 대만의 국제범죄조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 윤영호 수사2계장은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로 볼 때 이번 사기 사건 조직의 총책은 대만에 있고 유인책은 중국에 있으며 국내에도 관련 조직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한국으로 들어온 대만인 행동책은 모두 5명인 것으로 파악, 현재 이들을 추적중이다.
이들 행동책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보통 15일 정도 활동하다 출국하고 대포통장도 1차례만 사용한 뒤 곧바로 없애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경찰측의 입장이다.
윤 계장은 "중국에서 유인책이 국내로 전화해 피해자를 은행으로 유인, CD기에서 인식되지 않는 아라비아숫자 '00'이 앞자리에 있는 인증번호라는 것을 불러 주며 피해자가 직접 송금금액을 눌러 이체하도록 한 뒤 곧바로 국내에 들어온 행동책들이 다른 은행 CD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