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세는 영주가 존재하던 중세의 조세제도 중 하나이다.
농노들이 다른 장원영주(莊園領主)의 지배를 받고 있는 농노와 결혼할 때 영주에게 바치던 세금인데 특히 결혼후 다른 장원으로 떠나는 여자에게 부과됐다.
영주의 수입이 농노의 노동력에 의존했던 터라 이러한 손해를 보상하는 의미로 영주의 결혼허가에 일정한 금액을 지급한 것이다.
한편 고대 로마시대에는 결혼초야권(Ins primae noctics)이라는 법률이 있었는데 이 또한 영주가 과한 조세로서 결혼할 신부가 첫날밤을 영주와 함께 보내거나, 신랑이 세금을 내고 그 권리를 영주로부터 사들이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는 잘 전해지지 않지만 16세기경의 고문서에 의하면, 11∼13세기경 실제 이 법률을 사용했던 봉건영주에 대해 파렴치한 자들이라는 비난의 기록이 남아있다.
모차르트의 걸작 중 하나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백작의 하인인 이발사 ‘피가로’와 백작부인의 시녀 ‘수잔나’의 결혼에 관한 이야기로서 바람둥이인 백작이 결혼 초야권을 폐지한다고 밝혔다가 피가로의 약혼녀 수잔나를 보고 마음이 달라지는 등 결혼을 반대하는 갖가지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헤프닝이다.
이와 달리 현재 미국에서의 결혼세(marrage tax)란 남녀가 결혼을 하면 세금이나 사회부담금이 늘어나는 부분을 일컫는 말이다.
예컨대 두 남녀가 결혼을 하기 전 직장을 다닌다면 각종 세액공제나 소득공제 등의 혜택을 개인별로 받았다가 결혼을 하면 세액공제나 소득공제가 줄어들기 때문에 세부담이 늘어나는 경우를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종합부동산세 처럼 ‘부부 또는 세대’별로 세금을 부과할 경우 두 사람의 자산이 합산돼 과세되기 때문에 세금부담이 늘어나기도 한다.
또 주택양도세 비과세 규정처럼 집을 가진 두 사람이 결혼한 뒤 2주택이 되면 일정기간 내에 처분하지 못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는 ‘혜택’을 줄이는 것이지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아니다.
바야흐로 가을, 매주 두 세통의 청첩장이 날아들 만큼 결혼 소식이 잦아지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외로운 남녀가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겠으나 고대나 중세처럼 결혼세가 존재하지 않음에 감사하며 머리 맞대어 절세방안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결혼준비라 여겨진다.
세무사 신문 제445호 (200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