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확산되는 펀드의 힘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다양한 경영권 방어 수단을 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일 '펀드 자본주의의 명(明)과 암(暗)' 보고서에서 "20세기 후반 이후 세계적으로 펀드가 금융시장 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펀드 자본주의'가 도래했고 한국 역시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 완전 개방과 함께 비슷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 자본주의는 자본시장을 확충, 기업의 외부자금 조달을 쉽게 하고 은행의 증권관련 사업 겸업과 다양한 간접투자상품 출시를 촉진해 금융산업전반의 구조 개선을 돕는다.
또 펀드가 산업동향이나 기업분석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경영실적 및 경영자를 평가하고 개선을 요구함으로써 시장의 규율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은행을 대신해 벤처기업 투자를 감행하는 것도 순기능으로 거론됐다.
반면 대규모 자금이 지나치게 빠르게 이동,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헤지펀드 투자 비중이 높은 경우 펀드 손실이 전체 금융 산업에까지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98년 헤지펀드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파산 위기로 미국이 금융위기에 직면한 사실이 실례로 소개됐다.
또 펀드가 지나치게 경영에 간섭하거나 인수.합병(M&A) 위협에 나서면 기업이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등 장기적 안목의 경영보다 단기 실적에 집착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경영권 방어를 위한 현금 확보나 자사주 매입에 역량을 소진하는 등의 문제도 나타난다.
연구소는 펀드 자본주의의 순기능을 활용하는 동시에 부작용을 줄이려면 우선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제도를 보완, 펀드의 지배구조 건전화와 공시 강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호주주 확보를 위해 제3자 신주 배정 요건을 완화하거나 일본 등의 경우처럼 독약조항(포이즌 필), 복수의결권주 발행 등 다양한 적대적 M&A 방어책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