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7개국(G7)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대표되는 전후 세계경제 구도가 빠르게 와해되면서 미국과 중국을 지칭하는 'G2'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월가의 저명한 경제전문 칼럼니스트가 지적했다.
윌리엄 페섹은 블룸버그에 지난 22일 게재된 '중국 플러스 미국: G2 세계 경제의 새 질서'란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G2가 각자의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공조하면서 세계 경제를 순항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페섹의 칼럼을 간추린 것이다.
<경제학자 도널드 스트라즈하임은 미국과 중국을 G2로 부른다. 미국 투자운용사 로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지금 국제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는 미국과 중국"이라고 서슴없이 강조한다.
이번에 싱가포르에서 소집된 G7과 IMF-세계은행 회동에서도 단연 관심은 미국과 중국 두 나라에 집중됐다. 이들 두 나라가 국제 금융체제에서 갈수록 깊숙이 연계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어떻게 연계돼 움직이는지에 온통 관심이 몰려있다.
세계 1위 경제국인 미국과 4위인 중국은 서로가 맞물려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중국은 미국의 투자가 필요하며 미국의 소비도 필수적이다. 반면 미국은 공산품에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중국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중국통인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싱가포르와 취임 후 첫 방문한 중국에서 베이징측을 어떻게 다독이는지를 잘 지켜봤다. 폴슨이 이룬 가시적 성과는 정기적인 최고위급 전략 대화다. G2가 실체화된 셈이다.
폴슨은 환율과 관련해 중국을 몰아붙이기보다는 설득해 유도하는 전략을 썼다. 미국이 '강한 달러'를 선호한다는 논리를 원용했다. 강한 위안이 중국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율에 융통성을 높이는 것이 성장을 컨트롤할 수 있고 인플레를 진정시키는 한편 구매력도 높일 수 있다는 쪽으로 설득했다.
물론 미중 관계는 언제라도 틈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이 세계 경제를 순조롭게 이끌어가길 원한다면서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한다. 무역 및 재정 적자를 급격히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게하면 중국도 개혁을 외면한 명분이 없어진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그 와중에 세계 경제는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는 것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에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도 싱가포르 회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스스로 불균형을 시정하지 않으면서 중국더러 그러라고 요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금처럼 신흥경제국들의 돈 덕택에 '불안정한 부자나라'로 언제까지 남아있을 수 있는지에 의문을 던졌다.
5년 전만 해도 세계는 미국이라는 '단일 경제 엔진'에 의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거기에 중국이 가세됐다. G2 구도는 일본과 유럽에도 도움이 된다. 두 지역이 다시 번영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물론 브라질과 인도 및 러시아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는 있다. 그러나 아직은 관심이 미국과 중국에 쏠릴 수 밖에 없음이 현실이다.
미국과 중국은 각기 취약점이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나빠질 수 있음이 물론이다. 중국은 신뢰할 수 없는 금융 시스템과 사회불안 증가 위험성, 그리고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스피드 범퍼들이 다양하게 도사리고 있다. 미국 또한 기록적인 경상 적자로 인해 달러가치 추락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덩치가 너무 큰 것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여러 위험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G2가 공조하면서 함께 번영의 길로 가는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