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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실험> 사태 악화시 경제전반 큰 타격
[연합뉴스 2006-10-10]
금융 불안, 투자.소비 위축 우려

북한의 핵 실험 강행으로 우리 경제는 상당한 충격을 받지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북한의 핵 실험 발표 직후인 9일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원화값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을 나타냈다.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경제도 북한 핵 실험으로 짙은 암운이 드리워졌다. 특히 북한의 핵 실험이 단발성 악재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 큰 문제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의 상황이 예측불허 상황으로 갈 경우 국가 신인도가 떨어지면서 외국자본 이탈과 투자.소비 위축 등이 불가피해 경제 악영향은 클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이날 오후 정부 중앙청사에서 한명숙(韓明淑) 총리 주재로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국제금융, 국내금융, 수출, 원자재 확보, 생필품 가격 안정 등 5개 부문에 대한 분야별 비상대책팀을 즉각 구성키로 했다.

한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미칠 부정적 효과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금융시장과 원유, 원자재 확보를 중심으로 상황을 면밀히 점검,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경제 전반에 암운
북한 핵 실험은 향후 한반도 주변 정세의 향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예상된다.

경제에 대한 충격은 미국 등 국제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외국인의 국내 투자위축과 소비심리 냉각이 우려된다.

북한 핵 문제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기 때문에 금융시장 등의 충격이 가라앉고 안정세를 되찾으면 수출을 비롯한 실물 경제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이는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될 경우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시나리오별로 북한 핵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될 경우 실물경제에는 큰 영향없이 충격이 최소화되겠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강경 대응으로 반응할 경우 우리 경제는 엄청난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등이 이뤄져 문제 해결이 장기화되면 한반도 정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외국자본 이탈, 투자위축 등 경제의 악영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무력 동원 등 최악의 상황이 올 경우 경제에 대한 충격은 가늠하기 어렵다.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사태가 어떻게 진전되느냐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므로 지금은 일단 지켜봐야 하지만 일단 우리 경제에 타격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성장률 달성 불투명..소비.투자 위축 우려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올해 5%, 내년에는 4.6%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북한 핵 실험으로 이 같은 전망이 실현될지 불투명해졌다.

북한 핵 실험이 있기 전에도 민간 연구소 등에서는 올해 5% 성장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는 예측이 나왔고, 내년 성장률도 정부보다 낮게 보는 전망이 많은 상황에서 북한 핵 실험 강행은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국제금융센터 분석에 따르면 ABN암로, 씨티, 도이체방크, 골드만삭스, JP모건,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UBS 등 9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이 9월 중순 이후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4.25% 정도에 그쳐 정부 전망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 핵 문제가 빠른 시간 내에 해법을 찾지 못하고 악화될 경우 외국자본의 이탈과 기업의 투자 및 소비심리 위축, 내수 침체 등으로 이어져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심리는 통계청의 소비자전망 조사결과, 8월까지 소비자기대지수가 7개월 연속 하락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여서 북한 핵 실험이 이를 더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높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불안심리가 커지면 장기적으로 투자가 위축돼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뿐 아니라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출의 경우 올해 들어 9월까지 2천386억2천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14.9%의 증가율을 보이며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내년에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우리 수출 증가율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이 늦어지면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인한 악영향을 비켜갈 수 없을 전망이다.

◇ 대외신인도 악영향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 적지않은 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투자에 대한 심리적 위축이 있을 수는 있다는 분석이다.

재경부 국제금융국 관계자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일 경우 우선 국가신용등급과 외국인투자에 대한 영향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일단은 기존의 포지션을 유지하면서 북한의 핵실험 이후 파장을 가늠해보고 있는 것 같다"며 "사태가 장기화되고 악화되는 상황으로 전개된다면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 적지않은 파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별다른 변동이 일어나지 않고, 국제적 신용평가회사들도 "한국의 신용등급에 즉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대외신인도에 곧바로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다.

이날 홍콩에서 거래된 외평채 14년물 가산금리는 오전에는 변동이 없었으나 북한 핵 실험이 발표된 오후에는 0.69%에서 0.70%로 1bp(0.01%) 올라 다소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다.

무디스의 토머스 번 부사장은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제어되는 한 한국의 신용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다카히라 오가와 국장도 "현 단계에서는 한국의 국가신용도와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카히라 국장은 "앞으로 국제사회의 행동, 특히 미국의 행동과 북한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말해 한국의 신용등급 변경 가능성을 열어놨다.

국가 신용등급이 낮아질 경우 해외에서 조달하는 자금의 금리가 상승할 수 밖에 없어 금리 부담이 커지는 등 경제환경 악화는 불가피하다.

◇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우려
지정학적 불안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 감소세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신고기준) 규모는 75억1천9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3% 줄었다.

올해 3.4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규모만 보면 26억3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14.8%나 감소했다.

외국인 직접투자가 감소세인 상황에서 북한 핵 문제는 큰 악재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외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군사적 제재 단계에 들어가면 투자를 철수하겠다는 응답이 크게 높아진다"며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들이 미국 혼자서 제재할 때를 최악의 리스크로 인식한다는 점이어서 지금부터 한.미 공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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